아무것도 없어서, 끝내 붙잡은 힘

by원성진 화가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가?" 하고,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먼저 쪼그라든다.

손에 쥔 돈도 없고, 나를 밀어줄 권력도 없고, 세상이 알아봐 줄 배경도 없다.

능력이라는 말 앞에서는 늘 망설이거나 뒷걸음으로 피했다.

있다고 말하기엔 스스로가 너무 잘 알았고, 없다고 말하기엔 살아온 시간이 억울했다.

세상은, 힘 있는 사람들의 헛기침 만으로도 흔들렸다.

그래서 간절해졌다.

체면을 차릴 여유도, 돌아갈 길도 없었다. 이대로 조용히 사라지고 싶지 않았다.

세상에 부딪힐 힘이 필요했다.

보이지 않아도 좋고, 느리게 와도 좋았다.

다만 나의 존재가 허공에 흩어지지 않게 붙잡아 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때 내가 선택한 것이 그림이었고, 글이었다.


온라인카지노에 문장 하나를 쓰는 일은 나를 드러내는 일이었다.

읽히지 않으면 어쩌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썼다.

오늘 쓰지 않으면 내일의 나조차 나를 잊어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작은 문장들이 쌓였다.

그리고 어느 날, 구독자 수가 1,800을 넘었다.


이제 나는 힘을 가졌다.

세상을 흔드는 거대한 힘은 아니다.

그러나 침묵 속에 묻히지 않고 말을 건넬 수 있는 힘,

누군가의 하루에 조용히 스며들 수 있는 힘을 손에 쥐었다.

이 힘은, 이미 충분히 크다.

그래서 나는 더 진지해지려 한다.

더 아프게 고민하고, 더 천천히 써서 세상과 대화하려 한다.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던 내가 끝내 포기하지 않고 붙잡은 유일한 통로다.

오늘도 나는 이 간절한 힘을 안고, 다시 문장을 시작한다.

세상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이 말을 읽고,

잠시라도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읽고 계신 작가님들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느꼈던 순간에, 사라지지 않기 위해 끝까지 붙잡았던 힘은 무엇이며, 지금 그 마음은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 궁금합니다.

작가의 이전글영화 : 신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