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으면 엉엉 울어 주라던

그것도 대성통곡으로

by청파 강성호

내 서재 겸 작업실에 언젠가부터 기다란 상자가 하나 자리를 잡고 있었다.

서재 옆, CD 장식장 옆.

장의 크기에 비하면 조그마하고 기다란 상자였다.

상자에 적힌 담금 날짜는 2025년 6월 19일.

지난해 친구가 “귀한 것이니 잘 보관했다 마시라”며 준 산삼주다.

그 친구 이야기는 1집 「내가차린 아내밥상」 2장 「내 사랑하는 친구들과….」 편에 3번이나 소개했던 친구이기도 하다.

그 친구 이야기 중

“나 죽으면 내 무덤에 와서 엉엉 울어 주란다.”라고 하던 친구다.


그래서

“왜 꼭 엉엉 울어줘야 하는 거냐?”

“술 한 잔 따라주고 웃으며 주저리주저리 옛날이야기 하면 안 되냐?” 했더니

그래도 아쉬우니까 울어줘야 한단다.

그러면 “울어 주지 뭐….”

하고 약속했다.


현재 친구가 일 관계로 지방에 가 있는데, 요즘 바쁜 일 때문에 거의 1달 이상 올라오지 못했다.


이 더운 날 고생 많이 하겠구나!'

그런 생각에 처음으로 박스를 열고 술병을 꺼내 보았는데,

아주 좋은 산삼으로 담근 술이라

맑고 투명하고 깨끗하게 우러난 술이다.





“아~ 좋다!”

아무래도 이 술은 친구 올라오면 그때 한잔씩이라도 나눠 마셔야 제맛 날 것 같다.

“이별하고 무덤에 가서 울어 주는 것보다, 살아 있을 때 나누는 술이 더 맛나지 않겠는가?”


“친구야 산삼주 잘 익었다.”

“올라오면 한잔하자.”


안줏거리 따로 필요하겠니?

그 말이면 충분하다.

“나 죽으면 내 무덤에 와서 엉엉 울어 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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