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메일
지난 4월 23일 네이버로 특별한 메일이 도착했다.
첨부파일은 내려받아 압축파일 풀어보고, 메일은 삭제하여 정확한 발송 일자와 구체적인 언어적 표현은 기억이 없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이해하고 있다.
메일의 내용은 “귀하는 현재 지속해서 저작권을 위반하여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그러므로 첨부파일을 확인하고 나에게 연락하여 조속하게 해결하기를 바란다.” 취지는 이런 내용이고, 첨부파일 이름은 “검찰 수사 결론”이고 압축된 파일은 “검찰 수사 결론.exe” “msimg32.dll” 2개의 파일이다.
물론 “검찰 수사 결론.exe” 파일은 실행하지 않았고, “내가 어떤 저작권을 위반했다.”라는 거지?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마음 한구석 “이것은? 50% 이상 스팸일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라는 결론이고 “회신 없으면 정식으로 소송”에 들어간다는 내용도 빠지지 않고 들어 있다. 이 한 줄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을 만하였지만 일단 유보해 두었다.
2015년 퇴직 후, 나는 글쓰기도 하고, 수업자료 만들어 글쓰기 수업, 사진 촬영, 영상 촬영 및 편집, 유튜브 등등 수업을 하는 사람이라 자료를 많이 찾고, 많이 인용하지만, 저작권 위배할 만큼 어리석지도 않는다고 자부하는 사람이고, 몇 년 전 “디지털배움터”에서 수업하면서 나의 수업 내용에 저작권 관련하여 많이 이야기하였으며, 특히 사진 촬영 수업에 많이 활용했다.
당연히 저작권위원회에서 사례집을 참조하여 설명도 많이 하였다. 그런 나도 “이것은 스팸이고 사기다.”라고 다음 날 아침이 되어 결론을 내렸다. 처음 펼쳤을 때, 감정적으로 기분이 상한 상태라 생각 못했던 “검찰 수사 결론.exe”라는 파일을 보낼 이유가 없고, 수사 결론이라면 일반 텍스트로 보내는 것이 가장 상식이다.
또 하나, 보낸 법무법인을 들어가 보니 실제로 있는 법무법인으로, 이혼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법무법인이다. 도메인은 실존했고, 내용의 구성은 매우 정교했고, 문장은 교묘하게 불안을 자극했다. 그러니 일반인들은 속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메일은 지워버렸는데, 다행히 첨부파일은 아직 내 노트북에 남아있다.
정보보호를 전공으로 공부한 나도 “저작권 위반”이라는 단어는 절묘했고,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내가 뭘 잘못했지?” 그래도 혹시 몰라, 하며 불안은 두려움으로 바뀌게 되기에 충분했다. 그때 잠시 떠올랐던 생각 “사기 메일도 저작권 보호를 받을까?”
결론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저작권법은 이렇게 명시되어 있다. “창작자의 지적 결과물을 보호하여 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한다.” 그런데 이 사기 메일은 지적 결과물일 수 있겠지만 문화 발전은 아니다.
더 쉽게 말하면 이것은 창작이 아니고 조작이다. 아무리 매끄럽고 논리적이라도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글이라 저작권 보호가 될 수 없다. 오히려 형법에서 심판의 대상이 될 뿐이다.
이 일을 겪으며, 나는 다시 한번 깨달았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정말 명문이고, 칼은 몸을 다치게 하지만, 글은 마음과 정신을 어지럽힌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묻는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다시 묻는다.
어떤 글 쓰려고 하는가?
사람을 위로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글을 쓰자.
이것이 글쓰기를 하는 사람의 윤리고
펜을 든 사람의 의무이자 바카라임이다.
그리고
타인의 저작권 존종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나의 저작권을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