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피눈물이 주렁주렁 달렸다
아침이면 떨어진 자국만 선명한데
해가 저물면 다시 붉게 물들어 있다
떨어질 만큼 떨어진 것 같은데도
새로운 상처에서
또다시 피눈물이 달린다
툭,
툭,
조용히, 끊임없이.
바닥에는 어느새
붉은 웅덩이가 고인다
어떤 이는 말한다
"이제 그만 울어도 되잖아."
어떤 이는 말한다
"너무 오래 아팠어."
대부분은 고개를 돌린 채
그저 지나칠 뿐이다.
하지만 나무는 멈추지 않는다
새벽이면 이슬처럼,
한낮이면 꽃물처럼,
해질녘이면 노을처럼,
핏빛 눈물을 맺다가
제 무게를 못 이겨 떨군다
비라도 내리면
골목 끝까지 붉게 번지고,
바람이라도 불면
떨어지지 못한 피눈물들이
가지 끝에서 위태롭게 흔들린다
이토록 오래 울었는데도
나무는 말이 없다.
누구를 원망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붙잡는 것도 아니다
그저 서 있을 뿐,
그저 다시 피워낼 뿐
매일 아침,
새살이 돋듯
새로운 피눈물이 맺힌다
끝없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