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

시

by장순혁

하늘은 한층 두껍게
제 몸을 불리고
구름들은 모여
먹구름이 된다

머지않아 먹구름은
제 몸을 깎아
땅에 고이도록
쏟아져 내리겠지

우산, 우비 하나 없이
널따란 광야에 남겨진,
홀로 남겨진 나

정처 없이 걷다 보니
어느새 다다른 이곳

정신은 차려보니
주위에는 그늘이라곤 없고
있는 것이라곤 오직 흙바닥뿐인 곳

이곳의 땅은 꽃을 피우지 못한다
이곳의 땅은 풀을 자라게 하지 못한다
이곳에서는 그 어떤 것도
품지도, 뿌리내리게 하지도 못한다

땅의 품에 안길 수도,
땅에 뿌리내리지도 못하는,
오롯이 홀로인 나

비바람에 쓸려가리라
흔적 하나 남김없이

이곳은 다시 본래대로
아무것도 없는 흙바닥뿐인 곳으로
돌아가리라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장순혁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장순혁입니다. 반갑습니다. 하루에 한 번 읽을거리를 제공합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 매일 연재 시, 에세이, 영화 한줄평 등등

58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0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8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6화눈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