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속 먼지 덮인 외투

시

by장순혁

낡은 옷장의 문을 열고
바라본 그 안에는
먼지 덮인 외투가 있어

나는 그 위에 덮인
먼지를 툭툭 털고
아무렇지 않은 듯이
그 외투를 입었지

잠에 들고 싶었지만
억지로 나가야만 하니까

날 선 시간과
변해가는 공간으로
몸을 던져야만 하니까

아무것도 탓하지 못해
나는 나를 탓하네
나마저 탓해버리네

나의 삶은
원망을 떠넘기기의 반복이자
바카라임을 지기 싫어하는
아이의 삶이니까

우리 미처 나누지 못한 인사와
악수, 포옹은 꿈속에서 나누자
입맞춤과 하룻밤 사랑까지도

다시 집에 돌아와
옷장 속에 외투를 넣어놓으면
다시 내가 용기를 얻을 때까지
외투 위에 먼지는 덮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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