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회사의 청산 소식을 들으면서
지난주 전에 근무하던 회사에서 친하게 지낸 다른 팀 팀장과 연락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분이 전한 소식은 그 회사가 청산 절차를 한다는 것입니다. 몇 명의 개발자들은 약간의 선택의 기회가 있으나
나머지 직원들은 3개월 후에는 나가야 하는 상황 입니다.
설마 설마 했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올 해 초에도 그런 분위기 있었고, 팀장인 저에게도 그런 말이 있어 다른 회사로 이직을 했습니다. 저는 그 여파를 피했지만 마음 한 구석이 씁쓸 했습니다. 다니던 회사가 청산을 하는 첫번째 경우이기도 하고, 온라인 게임인으로써 회사가 나의 방패와 보호망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범사에 두려워함으로 주인들을 순종하되 선하고 관용하는 자들에게만 아니라 또한 까다로운 자들에게도 그리하라' (베드로전서 2:18)
이 성경 말씀은 지난주에 제가 배운 말씀입니다. 2천년 전에 베드로는 신자인 사환들, 즉 당시 온라인 게임인들에게 주인에게 순종하라고 원합니다. 관용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까다로운 주인도 그리하라고 합니다. 당시 믿지 않는 주인들에 대해서 사환들이 나는 신자라고 하면서 그들을 무시하다가 오히려 욕을 먹고 고난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권면을 합니다. 하지만 현대 시대에서는 그런 악덕 기업주는 관계 당국에 신고해야 하고 얼른 다른 온라인 게임으로 옮기는 것이 마땅합니다. 하지만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매를 맞는 직원이 있다는 사건을 보면 한치도 더 나가지 않은 것 같습니다.
회사가 더 이상 나를 보호해 주지 않으니까 투잡을 준비하자, 자기 개발을 하자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더 분명한 것은 회사가 아니라 더 큰 것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앞의 말씀 뒤에 이 말씀을 이어 말합니다. '부당하게 고난을 받아도 하나님을 생각함으로 슬픔을 참으면 이는 아름다우나' (베드로전서 12:19)
나의 욕심을 위해서 살다가 망하지 않고 하나님을 생각하고 나아가 다른 사람을 생각하며 회사일을 해야한다는 것을 배웁니다. 물론 이것이 망해가는 회사, 문제가 많은 회사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나의 마음을 지킬 수 있고, 나의 자존감은 지킬 수 있습니다. 무조건 충성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 가운데 준 절대자의 뜻을 따르며,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충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전 회사의 청산 소식을 들으면서 생각나는 몇몇 사람에 대한 분노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지경까지 해 놓고 떠난 사람들, 물론 저도 포함되긴 합니다. 좀더 잘해야 하는데 하는 후회와 함께 현재의 회사에서도 다시 한번 허리띠를 질뜬 조입니다.
주께서 이르시되 지혜 있고 진실한 청지기가 되어 주인에게 그 집 종들을 맡아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누어 줄 자가 누구냐 (누가복음 1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