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물의 유행, 전지에 대한 갈망

by정지우

최근 웹소설과 웹툰계에서 '회귀물'의 유행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회귀물이란, 과거로 환생한 주인공인 '전지'적인 능력으로 모든 난관을 이겨내는 장르다. 과거에도 '먼치킨'이라 불리는 전능한 주인공이 모두를 이겨먹는 이야기가 대중적으로 유행했지만, 최근의 양상은 다른 면이 있다. 단순히 힘이 세거나 능력이 뛰어난 게 아니라, '전지' 즉 '미래를 알고 있는 지식' 하나로 부조리한 세상을 돌파한다는 점 때문이다.


확실히 우리 시대에는 다른 것보다 '전지'의 압도적인 힘을 누구나 생각한다. 돈이나 권력, 인기나 명예조차 이 불확실성의 시대에 쉽게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미래를 안다면? 그야말로 그 어떤 금수저보다 인생 치트키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하이닉스나 엔비디아, 비트코인을 저점매수하고, AI 기술이나 투자를 선점하며, 미래의 유행을 미리 아는 것만으로도 그야말로 '모든 걸' 얻을 수 있다.


몇몇 조사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전 세계는 역사상 가장 '불확실성'이 심한 시대가 되었다. 그런 불확실성에서는 모두가 '미래 예견'을 갈망한다. 마치 사이비교주를 찾듯, 미래를 예견해줄 것 같은 사람을 찾아가고, 이야기를 듣고, 심지어 무당이나 오컬트 같은 측면까지 유행을 한다. 사실, 이처럼 '미래를 아는 것'이 엄청난 격차를 만들고, 인생을 완전히 뒤바꿀 정도로 절대적인 문제가 된 건 금융자본주의 때문일 것이다.


과거에는 대체로 '미래를 아는 것'이 지금처럼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노비로 태어난 자가 미래를 안다고 해서 왕이 될 순 없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얼마 전까지 나와 같이 학생식당에서 밥 먹으며 수업 듣던 친구도, 비트코인이 1000배 올라서 닿을 수 없는 부자가 될 수 있다. 같이 슬롯생활을 시작했지만, 누구는 전세로, 누구는 자가로 시작함에 따라 평생 좁힐 수 없는 격차가 생길 수도 있다.


말하자면, 도박에 가까운 인생의 엄청난 변동성이 일상화되었고, 이는 아마도 '단순히 힘이 세다' '단순히 능력이 좋다' 보다도 결국 더욱 우리 무의식에 '전지'에 대한 갈망을 심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 회귀물의 주인공들은 과거 추리소설처럼 '추론능력'으로 승리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다 안다'. 다 알기 때문에 다 이긴다. 다 알기 때문에 부자가 되고 강해진다. 어디에 영약이 있는지 알고, 심지어 검법 파훼법도 알고, 부자 되는 법도 안다.


매 시대마다 인간이 위로받는 방식을 보면, 그 시대의 결핍이 보인다. 한 때는 운명적인 사랑이 모든 걸 이겨내고 우리를 구한다는 서사가 유행했다. 낭만의 시대다. 때론 꿈을 좇는 소년만화를 모두가 보았다. 때론 모든 걸 압도하는 힘을 가진 주인공의 통쾌함을 사랑했다. 그리고 이제 많은 사람들은 '회귀'를 통한 '전지'를 꿈꾼다. 내가 그 때 그것만 알았더라면. '알기만' 했더라면 나도 이렇게 후회하진 않았을 텐데. 삶의 가장 큰 결핍과 아쉬움은 '앎'이다. 이 앎에 대한 결핍, 확실한 앎에 기대고 싶다는 마음이 우리 시대의 저변을 가득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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