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팀원분들 보라고 쓴 글 입니다만...
저는 현재 국내 대형카드사의 (뭐 검색하면 다 나오긴 합니다만) AI데이터본부 AI사업팀 팀장입니다. 회사생활이라는 게 늘 그렇지만, 제 맘대로 되는 게 없죠. 제 전작 '더 이상 무리하지 않겠습니다'의 제목처럼, 큰 욕심 없이 무리 안 하고 살려다가 잡혀와서 고초를 겪는 중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먼 훗날 다시 썰을 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해 달라는 점 세 개 표시 보이시죠? 덜덜)
암튼 중간관리자 경험을 해 보니 여러 가지를 또 배웁니다. 그중 큰 게 있는데요. 보고를 받는 입장에서 생각하는 경험입니다. 팀원일 때는 보고를 하는 입장이어서 하루하루 정신없이 보냈는데, 보고를 받고 윗사람에게 전달하는 중간관리자가 되니 다른 게 많이 보이더라고요.
사실 이 글은 저희 팀원분들에게 '아 님들아 좀...?!'이라고 하고 싶었던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비단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의 회사 온라인 게임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어 (컨텐츠 욕심에) 온라인카지노에 정리해 봅니다.
1. 역지사지 + 한 발짝만 더 = 고마운 팀원.
저희 본부는 매주 본부장님께 팀장들이 정기적으로 한 주간 업무현황을 보고합니다. 저희 팀은 6명이고 다들 n개 이상의 사업 아이템을 수행 중입니다. 저는 역량이 안돼서 이 분들이 뭐 하고 있는지 따라가기도 정신없습니다. 디테일하게 이 모든 걸 다 파악하고 있다면 그것도 대단한 거죠. 제가 이런데 다수의 팀으로 구성된 본부장 입장은 어떨까요. 당연히 정신없을 겁니다.
이럴 때 본부장의 입장은 무엇일까요? 본부장은 임원이고, 임원은 팀장, 팀원보다 더 큰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력/예산/타 부서 협조를 얻기 수월합니다. 임원이 움직이면 많은 일이 쉽게 해결됩니다. 그러니 임원에게는 본인이 집중할 우선순위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우선순위는 무엇으로 정할까요? 대기업이라면 KPI가 됩니다. 스타트업이라면 Focus on Impact 가 되고요.
전쟁 상황에 비유하면 좀 더 이해가 쉬운데요. 2차 대전 영화를 보면 소대장들이 맨날 무전기 붙들고 본부 지원을 요청합니다. 원거리 대포 사격이나 폭격기 출동요청 같은 거죠. 화력지원이 있으면 국지전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제 눈에는 임원이 폭격기처럼 보입니다. 정밀타격을 적재적소에 해 주면 이기기 쉬워지는 거죠. 그래서 팀장은, 본부 KPI에 맞춰서 우선순위를 두고 폭격기.. 아니 본부장을 유도하고 싶습니다.
팀원 중에 본능적으로 이걸 귀신같이 캐치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팀장, 본부장이 어디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알고 선제적으로 행동하는 거죠. 목표달성을 위해 필요한 행동을 스스로 생각하고 먼저 제안합니다. 본부장이나 팀장도 인간인터라, 모든 아이템을 A to Z로 생각하기 힘듭니다. 이럴 때 먼저 이야기해 주는 팀원은 고마울 수밖에 없죠. 네, 이건 유능하다를 넘어 고마운 겁니다. 절대다수의 팀원은 시킨 일만 하거든요.
제가 사원, 대리 때 이런 이야기를 숱하게 술자리에서 들었습니다만 그때는 흘려들었습니다. 사실 제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었던 시절이었거든요. 그러다가 과장이 되고부터 먼저 제안을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말 같지도 않은 보고도 많이 해서 욕도 많이 먹고 혼도 많이 났습니다만,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그게 훨씬 나았습니다. 위에서 볼 때는 그게 잘 보입니다.
2. 숫자로 말합니다. 숫자가 없다면 내가 만들고 지킵니다.
저는 자동차에 대해 잘 모릅니다. (AI가 차보다 쉬웠어요) 그래서 차에 문제가 생겨서 정비소 가면 늘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뭐? 타이밍벨트가 이렇게 비싸다고? 뭐? 미션오일을 얼마 타지도 않은 것 같은데 바꾸라고? 하는 식이죠.
이럴 때 정비소 사장님이 아래와 같이 이야기하면 어떨 것 같으세요?
(A) 아이고 고객님, 타이밍 벨트 교체하셔야겠어요. 오늘 맡기고 다음 주에 찾으러 오세요. xx만 원 정도 나올 겁니다. 단골이니 싸게 해 드릴게
(B) 아이고 고객님, 타이밍 벨트가 마모되었네요. (새것과 비교해 주며) 보이시죠? 이거 벌써 이만큼 문제가 생긴 거예요. 오늘 기준으로 공임 xx, 부품 xx 원 해서 총 xx원입니다. 부품이 수요일에 들어와서 교체는 1주일 걸리니 다음 주 이 시간에 오시면 돼요. 다른 데에서는 yy원으로 이야기할 거예요. 저희가 몇몇 부품은 미리 좀 구매해 둔 게 있어서 저렴한 편입니다.
B 케이스가 더 신뢰가 가지 않으세요? 필요한 정보를 숫자를 바탕으로 이야기해 주면 대화가 상당히 깔끔해집니다. 놀랍게도 이런 comm 이 회사의 보고에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보고를 받는 입장에서는 궁금한 게 명확하거든요.
'왜 하나,
누가 하나,
무엇을 하나,
어떻게 하나,
언제까지 하나'
를 숫자로 이야기할 수 있으면 완벽합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달달 외운 5W1H 에서 '어디서'만 빼고 이야기한다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이걸 숫자로 이야기한다는 게 생각보다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가을쯤 하겠습니다'가 아니라 '10월 15일까지 하겠습니다'는 말의 무게가 다르거든요. 그런데 말이죠. 임원이나 팀장은 숫자로 comm 하는 게 어려운 걸 누구보다 아는 사람들입니다. 자기들이 해봤거든요. 그래서 이런 보고를 들으면 대번에 압니다.
'아, 이 친구 고민 많이 했구나'
이게 신뢰의 시작입니다. 숫자로 보고를 받으면 이에 대해 임원도 피드백을 숫자로 하기 쉬우니까요. 10월 15일까지 완료되면 20일에는 계약진행이 가능하겠구나 라는 스케줄링도 가능합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이걸 참 못했습니다. 지금은 퇴직하신 모 본부장님께 가장 많이 혼난 게 이 부분이었습니다. 그때는 혼이 날 때마다 '하.. 이 양반 참 성격 집요하시네. 뭘 이렇게까지 숫자를 챙기나' 속으로 욕했는데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제가 그냥 허술했던 거였습니다. 숫자를 저도 모르는데 상급자가 물어보니 자꾸 이상한 숫자를 둘러대다가 더 큰 실수로 이어졌죠. 제가 그만큼 안 챙겼었던 건데, 뭘 이렇게까지 따지고 드나 원망만 했습니다.
3. 웃고, 뛰세요.
제가 이전 바카라에서도, 그리고 이 온라인카지노 어딘가에서도 반복 언급한 부분입니다. 한국에서의 슬롯생활은 이 두 가지만 잘하면 95%는 해결됩니다. 진짜입니다.
웃는 건 태도를 말합니다. 상사든, 동료든 대화할 때 굳은 표정 하지 말고 웃으세요. 웃는 게 연기라는 것 모르는 사람 없습니다. 연기를 왜 하냐고요? 그거라도 하라는 겁니다. 꽤 많은 상황에서 그게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됩니다. 능력이 100인 사람이 매사에 짜증 나는 표정으로 일을 하면 그 사람이 퍼포먼스가 좋더라도 평가는 50이 됩니다. 능력이 50인 사람이 매사에 싱글벙글로 웃으며 일하면 100은 못되어도 75는 됩니다. 못 믿겠다면 회사에서 본 사람들을 쭉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일에 감정을 투영하는 사람치고 잘되는 사람 없습니다.
어차피 돈 벌러 온 곳, 연기 잘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겁니다.
맘에 안 들어도 웃으세요. 옆에서 웃고 있는 동료도 좋아서 웃는 게 아닙니다.
뛰라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다들 아실 겁니다. 근면성실 같은 건데요. 능력이 많이 부족해도 열심히 하는 사람은 눈에 띕니다. 잘하려고 더 물어보고, 혼자 막 고민하고, 더 노력하는 사람이 눈에 밟히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연말에 평가할 때도 한번 더 고민하게 됩니다. 인지상정, 측은지심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닙니다.
마치며
20년째 회사 다니고 있습니다. MZ부터 AI까지 온몸으로 경험하는 중입니다. 재밌는 게 뭐냐면요.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는 겁니다.
회사생활의 본질은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입니다. 일을 시키는 것도 사람, 하는 것도 사람이니까요. 회사의 정점에 있는 주주도 사람. 말단에 있는 신입사원도 사람입니다. 그러니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건 가장 필요한 능력입니다.
위에 말씀드린 3가지를 잘 챙기시면 어떤 조직에서건 인정받게 될 겁니다.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