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릉을 지키는 못난이 호랑이

[해아리의 거룩한 장도] 조선 문종 현릉과 효종 영릉의 석호

by해아리

못난이 인형과 못생김의 매력

못난이 삼형제.jpg못난이 삼형제 인형 (출처 : 공공누리, 국립민속박물관)

1970~80년대 못생겨서 사랑받았던 인형이 있었다. 일명 ‘못난이 삼형제’ 인형이 그것이다. 웃고, 울고, 토라진 듯한 표정의 작은 인형들. 당시로서는 새로운 PVC 소재의 인형이었고, 예쁘고 완벽한 얼굴보다는 사람의 다양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 표정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인기의 비결은 역설적으로 ‘못생김’에 있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그보다 훨씬 오래된 ‘못난이’들이 있었다. 그것도 무섭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산중의 왕인 호랑이인데 말이다. 그것도 현실 속의 절대권력 왕릉을 지키는 호랑이인데도 말이다. 이번 여정은 바로 이 ‘못생김의 매력과 그 매력을 알아본 안목’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지난 8월 30일, 경기도 동부지역 조선왕릉 일원을 탐방했다.

IMG_2487.HEIC구리 동구릉

첫 번째 방문지는 구리 동구릉이었다. 이곳은 말 그대로 ‘동쪽에 있는 아홉 능’이다. 제1대 태조 이성계 왕릉인 건원릉, 조선에서 가장 오래 집권했던 21대 영조의 원릉 등 조선왕릉 9기, 17위의 왕과 왕비가 모셔진 조선 최대의 왕릉군이다.

조선왕릉.jpg조선왕릉의 구조

조선왕릉은 풍수에 따라 능지를 정하고,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리면서 진입·제향·능침공간을 단계적으로 구성했다. 홍살문을 지나 참도를 따라가면 정자각이 나타난다. 그 뒤 높은 언덕 위로 왕이 잠든 능침공간, 봉분 주변에는 난간석을 비롯하여 다양한 석물 등이 배치된다.


또한 봉분 가까이에서는 왕을 지키는 동물이 있다. 석양(石羊)과 석호(石虎)다. 양이 온순함과 길상을 상징한다면 호랑이는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고 능침을 지키는 벽사와 수호의 동물이다. 살아생전에는 왕을 호위하던 군사가 있었다면 죽은 왕의 곁에는 돌로 만든 호랑이가 지킨다.


듬직한 못난이 호랑이, 현릉 석호


이곳에 온 목적은 바로 문종 왕릉인 현릉(顯陵) 석호를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석호를 볼 수 없었다. 왕릉이 원래 비공개 지역이고 구조상 높은 언덕 위에 봉분이 있고 그 주위로 곡장(담장)이 둘려져 있어 육안으로는 볼 수 없었다. 그래서 궁능유적본부에 요청해 이미지를 제공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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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학예연구사이자 20여 년 동안 문화유산을 연구하고 탐방해 온 문화유산 전문 크리에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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