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랑이를 찾아서'를 시작하며

[해아리의 거룩한 장도]

by해아리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시대는 전혀 평온하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으며, 중동에서는 이란 관련 중동분쟁을 중심으로 불안정한 국제 질서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긴장은 단순한 군사적 충돌을 넘어 각 국가의 생존 방식과 정체성, 그리고 미래 전략을 다시 묻고 있다.


이와 같은 시대적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은 방위 산업이라는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어냈다. 과거 전쟁의 폐허 속에서 시작된 우리의 방위 산업은 이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수출 산업으로 성장했으며, '자주국방'이라는 개념 역시 더 이상 구호가 아닌 현실적인 국가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자주국방이 중요하듯이 문화 또한 자주적이어야 하지 않는가.


진정한 강국은 군사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문화적 자립과 창조적 역량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국가의 깊이가 형성된다. 이는 이미 김구 선생이 일찍이 강조했던 바다. 선생은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라고 말하며, 군사강국이 아닌 문화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을 꿈꾸었다. 이 비전은 오늘날 더욱 절실한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지금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시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다가오는 김구 탄생 150주년은 단순한 기념의 시간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나라로 나아갈 것인가를 선언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이에 본 연재는 '문화강국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되었으며, 그 코드명을 "거룩한 장도(長途)"라 명명하였다.


'거룩'이란 단어는 단순히 종교적 의미를 넘어, 인간과 슬롯가 지향해야 할 보편적 가치, 즉 홍익인간의 정신을 담고 있다. 이는 특정 민족을 넘어 전 인류를 향한 바카라무이며, 우리가 문화적 소명을 수행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장도'는 긴 여정, 오랜 시간에 걸친 탐구와 실천을 의미한다. 따라서 '거룩한 장도'란 단순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인류 보편의 가치를 향해 나아가는 긴 문화적 여정이라 할 수 있다.


이 여정의 출발점 이자 중심 주제로 먼저 '한국호랑이'를 선택했다. 호랑이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 동물이다. 그것은 오랜 시간 동안 한민족의 정신과 상징, 그리고 문화, 생활 속 상상력을 담아 온 존재다. 산신령의 벗으로, 때로는 권력의 상징으로, 때로는 해학과 풍자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온 호랑이는 우리 문화의 가장 깊은 층위에 자리하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호랑이는 여전히 살아 있다. 서울올림픽의 마스코트 '호돌이', 평창 동계올림픽의 '수호랑'은 세계 속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기능했다. 또한 다양한 대중문화 콘텐츠 속에서도 호랑이는 끊임없이 재해석되며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있다. 이는 호랑이가 단순한 전통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문화 코드임을 보여준다.


본 연재는 이러한 한국 호랑이를 단순히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직접 산과 박물관, 기록과 현장을 탐방하며 호랑이의 흔적을 따라가는 순례를 통해, 살아 있는 문화의 숨결을 기록하고자 한다. 이는 곧 잊어버린 정체성을 복원하고, 흩어진 문화의 조각들을 다시 연결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거룩한 장도' 프로젝트는 줄임말 "거장"에다 버전을 붙여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거장 1.0에서는 자료조사를 겸해 연재 칼럼을 통해 기초를 다지고, 거장 2.0에서는 '호축삼재 만호 원정대'를 구성하여 기록 영상물 제작과 함께 집행기구가 될 '프로젝트 한국호랑이박물관'을 발족한다. 이어 거장 3.0과 4.0에서는 각각 국내외 순회 전시를 통해 한국호랑이 문화를 확산시키고, 마지막으로 거장 5.0에서는 2027년경에 결정 예정인 전주올림픽 유치와 공식적인 한국호랑이박물관 건립을 목표로 한다.


이 모든 과정은 단순한 문화 프로젝트를 넘어,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시도다. 한국호랑이라는 상징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다시 이해하고,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그 끝에서 우리는 '문화강국'이라는 오래된 꿈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그 첫걸음을 내디딘다. 거룩한 뜻을 품고, 긴 여정을 시작한다. 한국 호랑이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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