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어가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by파사리즘

키보드 타이핑이 느려졌다.

한때는 다섯가지 일을 동시에 해결하던 손이

이제는 커피잔을 드는 것도 잠시 머뭇거린다.


생각이 예전만큼 빠르게 달리지 않는다.

머릿속 어딘가에서 브레이크를 밟고 있는 사람이 생겼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예전엔 이미 앞서가고 있었는데

이제는 일어나야 한다는 말을

스스로에게 세 번쯤 해야 한다.


죽음이 갑자기 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이렇게


조금씩,

조용히,


익숙한 것들이

먼저 떠나는 방식으로 오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