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동양화전공 석사학위논문 김남효
어느 날부터인가, 길을 걷는 나의 시선 앞에 놓인 나무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표정으로, 역동적으로 살아있는 존재임을 더욱 지각하게 되었다. 산바카라길에서 만나는 다양한 식물들과 그 틈새의 새들, 꿈틀거리는 곤충들은 생생한 생동감으로 포착되었다. 이처럼 세계가 의식 속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드러나는 현상들은 매 순간 몸을 통해 지각되고 재구성되는 일상의 경험들로 그림의 영감이 되었다. 특히 최근 전 세계를 뒤흔드는 사건들, 급격한 시대 변화, 기후 위기, 인공지능의 부상, 그리고 전염병 등으로 인해 현실이 마치 꿈처럼 혼란스럽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이처럼 불안정한 시대 속에서 자연과 도시 환경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메시지를 읽어냈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의 주제와 표현 방식을 구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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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제목: 꿈에 대한 몸의 현상학적 지각과 탈경계적(脫經界的) 표현 연구
- 본인 작품을 중심으로-
A Phenomenological Study of the Body's Perception in Dreams and Transboundary Expression
-focused on my own works
지도교수 김 선 영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석사학위논문 동양화전공
김남효
2025년 8월
심 사 위 원
심사위원장 이 은 호
심사위원 김 선 영
심사위원 임 태 규
<도시의 중첩(重疊) 02> 아사천, 숯, 혼합미디어, 116.8×91 ㎝, 2024
국문 초록
본 논문은 본인 작품의 주제와 표현 형식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목적으로 한다. 길을 걷다 마주치는 나무들의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처럼, 매 순간 새롭게 발견되는 일상의 삶이 작품의 영감이다. 최근 전 세계를 뒤흔드는 사건들, 급격한 시대 변화, 기후 위기, 인공지능의 부상, 그리고 전염병 등으로 인해 현실이 마치 꿈처럼 혼란스럽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본인은 이처럼 불안정한 시대 속에서 자연과 도시 환경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메시지를 읽어냈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의 주제와 표현 방식을 구체화했다.
작품의 주제를 탐구하기 위한 이론적 배경으로 메를로 퐁티의 '몸 현상학'을 기반으로 꿈 경험을 탐구하며, 꿈이 정신적인 현상이 아니라 몸과 깊이 연루된 지각적 경험이며, 의식과 무의식, 자아와 세계의 경계를 넘어서는 표현 방식을 지닌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장자 철학의 통찰과 융합하여 작품 분석을 시도한다. 이러한 다층적인 접근을 통해 본인 작품이 드러내고자 하는 꿈과 현실, 주관과 객관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간 경험의 본질을 고찰하고자 한다.
첫째, 메를로-퐁티의 몸 현상학을 분석하고, 장자 철학과의 비교를 통해 주관적 경험과 객관적 세계의 관계에 대한 심오한 이해를 도모한다. 메를로-퐁티의 몸 현상학은 우리가 세계를 지각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그는 우리의 몸이 세계 속에 존재하며 세계와 능동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지각이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있는 그대로의 지각', '몸의 시지각', 그리고 '다시점'을 통해 세계를 경험하는 우리의 존재 방식은 꿈의 비현실적이고 다층적인 경험과 대비되면서도, 주관적인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갖는다.
둘째, 칼 융의 꿈의 기능, 상징, 분석 방법론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장자 철학의 주요 개념과 비교하여 꿈의 의미와 해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꿈은 개인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발현되는 상징적인 언어로서, 억압된 욕망, 해결되지 않은 갈등, 그리고 잠재적인 가능성을 드러내는 통로로 여겨져 왔다. 꿈을 통해 무의식의 세계를 경험하고, 현실 속에서 다양한 현상을 지각하며 살아왔다. 칼 융은 꿈을 개인 무의식뿐만 아니라 인류 보편의 집단 무의식의 반영으로 보고, 꿈 분석을 통해 자아 성장의 중요한 단서를 찾고자 하였다.
셋째, 장자 철학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의 본질과 그 속에서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지혜를 제시한다. 사물의 변화와 깨달음, 그리고 고정된 실체를 부정하는 유기체적 세계관은 꿈과 현실의 경계를 유동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철학적 토대를 제공한다. 특히 현실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난 이상적인 경지인 '무하유지향'은 꿈의 초현실적인 특성과 연결될 수 있으며, 장자 철학 자체가 꿈과 현상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시한다 .
넷째, 메를로-퐁티의 몸 현상학, 칼 융의 꿈 분석, 장자 철학을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꿈과 현실, 주관과 객관의 경계를 넘어서는 본인의 주제를 탐색하고, 본인의 작품을 분석한다.
본인 작품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작품화 하였다.
첫째, 꿈과 현상의 탈경계는 현실세계와 꿈의 경계를 허물고, 모든 존재가 연결되어 있음을 시각화했다.
둘째, 초현실적인 공간과 생성은 불확실성의 시대현상과 자연을 결합하여 초현실적인 공간을 구성했다.
셋째, 장자의 '무하유지향'을 바탕으로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고, 인간의 불안과 존재의 의미, 무의식세계를 구성했다.
넷째, 숯, 목탄, 먹 & 복합 미디엄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자연의 생성과 변화를 표현하고, 복합적 재료를 혼용했다.
다섯째, 그로테스크(Grotesque)와 데페이즈망 표현으로 꿈과 무의식 세계를 반영하며, 선의 표현방식과 디지털과 아날로그적 미디엄을 혼용하여 인간의 내면세계를 표현했다.
여섯째, 오컬트(Occult)와 다시점(Multiperspectivis), 중층구조 (Multi- Layer structure) 는 본인 작품의 정체성과 내면의 신비에 대한 탐구를 표현했다.
본 논문은 꿈에 대한 몸의 현상학적 지각과 탈경계적(脫經界的) 표현’ 관점에서, 본인 작품의 주제와 회화적 기법 연구와 탈경계적 표현을 분석했다. 본 논문을 토대로 후속 연구 및 작품 제작에 토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목 차
국문 초록 i
목차 iv
참고 도판 vi
작품 도판 vii
I. 서 론 1
II. 작품의 이론적 배경 4
1. 메를로 퐁티의 몸 현상학 5
1) 있는 그대로 지각 5
2) 몸의 시지각 7
3) 다시점 10
2. 칼 융의 꿈 12
1) 꿈의 기능 13
2) 꿈의 상징 16
3) 꿈 분석과 적용 19
3. 장자 철학 24
1) 사물의 변화와 깨달음 24
2) 유기적 세계관 26
3)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 28
4. 이론적 배경의 비교 분석 30
1) 몸 현상학과 장자 철학 30
2) 꿈 분석과 장자 철학 31
3) 장자 철학과 꿈 및 몸 현상학 33
III. 본인 작품 분석 35
1. 내용적 분석 35
1) 꿈과 현상의 탈경계 35
2) 초현실적인 공간과 생성 41
3) 무하유지향과 무의식 세계 48
2. 형식적 분석 56
1) 숯과 미디엄 56
2) 그로테스크 (Grotesque)와 데페이즈망 63
3) 오컬트(Occult)와 다시점(Multiperspectivis) 70
4) 중층구조 (Multi-Layer structure) 79
IV. 결론 87
V. 참고문헌 90
VI. Abstract 93
<참고 도판>
[참고도판 1] 르네 마그리트, <위협적 날씨>, 유화 41
[참고도판 2] 살바도르 달리, <꿈> , 유화, 1931 41
[참고도판 3] 파울 클레, <하마메트 모티브>, 1914 47
[참고도판 4] 프란시스 베이컨, <초상화 루시안 프로이드>, 유화 47
[참고도판 5] 장욱진, <수안보 풍경> 1980 54
[참고도판 6] 이배, <산바카라>, 2019-2020, 설치 62
[참고도판 7] 이강소, <풍래수면시 風來水面時> 2024-2025 63
[참고도판 8] 프란시스코 고야, <자식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1819 68
[참고도판 9] 히에로니무스 보스, <쾌락의 정원> 1500-1505 69
[참고도판 10] 힐마 아프 클린트, <지식의 나무, 1번>, 1913–1915 78
[참고도판 11] 데이비드 호크니, <View of Hotel Well II>, 1984 78
[참고도판 12] 클래스 올덴버그, <Spoonbridge and Cherry> 1988 84
<작품 도판>
[작품 1] <뿌리와 물화>, 2023 36
[작품 2] <꿈의 탈경계 01>, 2024 37
[작품 3] <얽힘과 위로 01 >, 2024 38
[작품 4] <꿈의 중첩 02>, 2024 40
[작품 5] <낙화와 물화>, 2023 42
[작품 6] <도시의 중첩 02 >, 2024 44
[작품 7] <여백과 생명기호 >, 2023 46
[작품 8] <무하유지향 풍경>, 2023 48
[작품 9] <despair & Rest>, 2023 50
[작품 10] <무하유 중첩 01 >, 2024 52
[작품 11] <어류유영>, 2023 53
[작품 12] <우주의 양자 도약 01 >, 2024 57
[작품 13] <얽힘과 위로 03 >, 2024 59
[작품 14] <나무 생물의 얽힘 01 >, 2024 61
[작품 15] <나무 생물의 얽힘 02 >, 2024 64
[작품 16} <꿈속의 시작 >, 2022 66
[작품 17} <꿈속의 중첩>, 2024 67
[작품 18] <우주의 양자 도약 02 >, 2024 71
[작품 19] <우주의 양자 도약 03>, 2024 72
[작품 20] <도시의 중첩 01>, 2023 74
[작품 21] <깨달음으로 가는 길>, 2023 75
[작품 22] <무하유 중첩 02 >, 2024 76
[작품 23] <중첩과 얽힘>, 2024 80
[작품 24] <도시꿈속의 물화 >, 2022 81
[작품 25] <우주의 양자 도약과 무하유 중첩>, 2024 83
[작품 26] <꿈틀대는 속삭임>, 2025 85
I. 서 론
어느 날부터인가, 길을 걷는 나의 시선 앞에 놓인 나무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표정으로, 역동적으로 살아있는 존재임을 더욱 지각하게 되었다. 산바카라길에서 만나는 다양한 식물들과 그 틈새의 새들, 꿈틀거리는 곤충들은 생생한 생동감으로 포착되었다. 이처럼 세계가 의식 속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드러나는 현상들은 매 순간 몸을 통해 지각되고 재구성되는 일상의 경험들로 그림의 영감이 되었다. 특히 최근 전 세계를 뒤흔드는 사건들, 급격한 시대 변화, 기후 위기, 인공지능의 부상, 그리고 전염병 등으로 인해 현실이 마치 꿈처럼 혼란스럽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본인은 이처럼 불안정한 시대 속에서 자연과 도시 환경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메시지를 읽어냈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의 주제와 표현 방식을 구체화했다.
본 논문은 이러한 본인 작품의 주제를 탐구하기 위한 이론적 배경으로는 메를로-퐁티의 '몸 현상학'을 기반으로 꿈 경험을 탐구하며, 꿈은 몸과 깊이 연루된 지각적 경험이며 의식과 무의식, 자아와 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표현 방식을 지닌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 장자 철학을 접목하여 작품을 분석한다. 이처럼 다층적인 접근을 통해 본인 작품이 드러내고자 하는 꿈과 현실, 주관과 객관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간 경험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자 한다.
II장에서 작품의 내용을 분석하기 위한 이론적 배경을 기록하였다.
첫째, 메를로-퐁티 (Maurice Merleau-Ponty,1908~1961)의 몸 현상학을 분석하고, 장자 철학과의 비교를 통해 주관적 경험과 객관적 세계의 관계에 대한 심오한 이해를 도모한다. 메를로-퐁티의 몸 현상학은 우리가 세계를 지각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그는 우리의 몸이 세계 속에 존재하며 세계와 능동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지각이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있는 그대로 지각', '몸의 시지각', 그리고 다양한 '다시점'을 통해 세계를 경험하는 우리의 존재 방식은 꿈의 비현실적이고 다층적인 경험과 대비되면서도, 주관적인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갖는다.
둘째, 칼 구스타프 융 (Carl Gustav Jung, 1875~ 1961)의 꿈의 기능, 상징, 분석 방법론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장자 철학의 주요 개념과 비교하여 꿈의 의미와 해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칼 융은 꿈을 개인 무의식뿐만 아니라 인류 보편의 집단 무의식의 반영으로 보고, 꿈 분석을 통해 자아 성장의 중요한 단서를 찾고자 하였다. 그의 꿈의 기능, 상징, 분석 방법론은 심리학 분야에서 깊은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지크문트 프로이드 (Sigmund Freud 1856~1939)와의 비교를 통해 융의 독자적인 이론적 체계를 확립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더 나아가 융의 꿈 분석은 동양 철학, 특히 장자 철학과의 비교를 통해 더욱 풍부한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꿈은 개인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발현되는 상징적인 언어로서, 억압된 욕망, 해결되지 않은 갈등, 그리고 잠재적인 가능성을 드러내는 통로로 여겨져 왔다. 꿈을 통해 무의식의 세계를 경험하고, 현실 속에서 다양한 현상을 지각하며 살아왔다. 칼 융은 꿈을 개인 무의식뿐만 아니라 인류 보편의 집단 무의식의 반영으로 보고, 꿈 분석을 통해 자아 성장의 중요한 단서를 찾고자 하였다.
셋째, 장자 (莊子, Zhuāngzǐ 기원전 369년- 기원전 286년) 철학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의 본질과 그 속에서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지혜를 제시한다. 사물의 변화와 깨달음, 그리고 고정된 실체를 부정하는 유기체적 세계관은 꿈과 현실의 경계를 유동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철학적 토대를 제공한다. 특히 현실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난 이상적인 경지인 '무하유지향'은 꿈의 초현실적인 특성과 연결될 수 있으며, 장자 철학 자체가 꿈과 현상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시한다.
넷째, 메를로-퐁티의 몸 현상학, 칼 융의 꿈 분석, 그리고 장자 철학의 통찰을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꿈과 현실, 주관과 객관의 경계를 넘어서는 다양한 표현 방식을 탐색하고, 본인의 작품을 분석한다.
III장 본인 작품 분석에서 주제와 내용을 II장 이론적 근거에 의거하여 분석할 것이다. 첫째, 꿈과 현상의 탈경계, 둘째, 초현실적인 공간과 생성, 셋째, 무의식 세계와 무하유지향으로 구분하였으며, 형식적 특징은 첫째, 숯과 복합 미디엄, 둘째, 그로테스크 (Grotesque)와 데페이즈망, 셋째, 오컬트(Occult)와 다시점(Multiperspectivis), 넷째, 중층구조 (Multi- Layer structure)에 대해 분석하였다.
본 논문은 심리학, 철학, 그리고 동양 사상의 융합적인 접근을 통해 ‘꿈에 대한 몸의 현상학적 지각과 탈경계적(脫經界的) 표현’ 관점에서 본인 작품의 주제를 분석하고, 현대 회화적 기법 연구와 탈경계적 표현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II. 작품의 이론적 배경
본 장에서는 꿈에 대한 몸의 현상학적 지각과 탈경계적 표현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메를로-퐁티의 '몸의 현상학', 칼 융의 ‘꿈 분석’, 그리고, 장자 철학을 토대로 제시한다. 꿈은 내면의 정신적인 현상을 넘어, 살아있는 '몸'과 깊이 연루된 구체적인 지각적 경험임을 주목한다. 꿈속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시각, 청각, 촉각 등 모든 감각적 현상과 몸의 움직임, 공간과의 관계는 바로 이러한 몸의 지각적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나아가 꿈이 의식과 무의식, 자아와 외부 세계, 현실과 비현실, 그리고 시간과 공간과 같은 이분법적 경계를 넘나들며 발현되는 '탈경계적(脫經界的) 표현'의 특성에 주목하였다.
꿈속에서 나타나는 비논리적인 서사, 이미지의 변형, 주체와 객체의 모호한 융합, 시공간의 해체와 재구성 등은 꿈이 기존의 질서와 논리를 초월하는 방식을 통해 깊은 의미를 드러냄을 보여준다. 이러한 꿈의 탈경계적 표현은 우리가 깨어 있는 의식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존재론적 진실이나 심층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을 비롯한 꿈에 대한 사유는 현실과 꿈의 경계가 무의미함을 보여주며, 존재의 상대성과 변화하는 본질을 강조한다. 이는 꿈이 깨어 있는 의식이 지닌 한계를 넘어선 진정한 실재와의 만남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융합적 접근을 통해, 꿈이 개인의 무의식적 욕망이나 심리 상태를 반영하는 것을 넘어서, 몸과 세계가 상호 작용하며 생성되는 복합적인 지각 현상이자, 의식의 경계를 넘어서는 표현이 되며, 궁극적으로 인간 존재와 세계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고자 한다.
1. 메를로-퐁티의 몸 현상학 (現象學)
현재의 혼란스러운 세계(기후 이상, 질병, 슬롯 변화 등)는 우리에게 기존의 이성적 이해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비합리적이고 꿈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메를로-퐁티의 몸 현상학은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우리의 몸을 통해 지각되는 세계가 여전히 의미를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메를로-퐁티 (Maurice Merleau-Ponty,1908~1961)은 ‘몸(신체, corps)’을 통해 인간 경험과 세계 인식의 근원을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그는 전통적 데카르트적 이원론 - 정신과 물질의 분리-을 비판하며, 몸을 물질이나 정신의 도구로 보지 않고,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주체이자 매개자로 파악한다. 인간을 정신과 물질의 이원적 존재가 아닌, 몸을 통해 세계와 직접적으로 관계 맺고 의미를 구성하는 존재로 본다. 따라서 꿈속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시각, 청각, 촉각 등의 모든 감각적 현상과 몸의 움직임, 공간과의 관계는 바로 이러한 몸의 지각적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꿈속의 몸은 어떻게 지각되고, 그 지각은 깨어 있는 의식 상태의 지각과 어떤 연속성과 단절성을 가지는지, 그리고 몸의 운동성이 꿈의 서사와 이미지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주목한다. 몸은 세계의 대상이 아니라, 세계를 경험하고 해석하는 주체이자, 정신과 물질의 경계를 허무는 근원적 현상이다. 우리는 몸을 ‘가지고’ 있는 존재가 아니라, 곧 ‘몸 그 자체’이다. 우리의 모든 경험과 지각은 몸을 통해 이루어진다.
1) 있는 그대로 지각 (La perception naïve)
메를로-퐁티의 '있는 그대로 지각' 개념은 인간 존재와 세상과의 관계에 대한 것으서, 이 개념은 예술, 인식, 삶의 의미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본 연구에서 연구자는 현상학적 관점에서 도시 건축물, 동식물, 자연환경을 바라보고, 생성 존재 그대로 지각하는 세계관을 작품화하였다. 메를로-퐁티는 세잔의 예술적 표현을 통해 '있는 그대로 지각'이라는 개념을 설명하고, 세잔은 자연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지각의 순간에 집중함으로써 자연을 예술 그 자체로 표현하려 했다. 메를로-퐁티는 이러한 세잔의 노력을 사물을 인식하는 과정을 넘어 세상과의 즉각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경험으로 해석한다. 폴 세잔 <생트 빅투아르산> 연작은 폴 세잔이 그의 생애에 걸쳐 수십 번 그린 대표적인 소재로서, 단순한 풍경화를 넘어, 세잔은 이 산을 통해 조형적 표현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자연에 대한 깊은 경외심을 표현했다. 가까이 다가와 산의 거친 표면을 드러내기도 하고, 멀리서 바라보며 산의 위엄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또한, 밭과 육교 등 주변 풍경을 함께 담아 산과의 조화를 보여주기도 하고, 특히, 전경의 소나무를 통해 공간감을 표현하는 방식은 세잔의 독창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맨눈으로 보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빛과 그림자, 색채의 변화를 섬세하게 관찰하며 화면에 담아냈다. 특히, 산의 자색 빛은 자연의 엄숙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또한, 소나무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붓놀림은 생동감 넘치는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세잔은 사과나 정물과 같은 단순한 형태를 통해 조형적 표현을 추구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생트 빅투아르산을 통해 자연의 거대한 형태를 표현하면서도 조형적 질서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산의 거대한 형태와 강렬한 색채는 인간의 왜소함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세잔은 이러한 자연의 힘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메를로-퐁티는 지각을 외부 세계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아닌, 신체와 세상이 서로 관계를 형성하는 능동적인 과정으로 이해하고, 몸을 통해 세상과 상호 작용하고, 이러한 상호 작용을 통해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메를로-퐁티는 예술, 특히 회화가 지각의 현상학적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낸다고 하였다. 회화는 화가의 지각에 의해 이루어진 신체와 세계의 공존을 표현하기 때문이며, 이러한 공존 속에서 세상은 있는 그대로의 풍부함과 다양성을 드러낸다. 메를로 퐁티의 '있는 그대로 지각' 개념은 사물을 인식하는 것을 넘어 세상과의 깊은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세상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예술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삶의 의미는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과 어떻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에 따라 만들어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생트 빅투아르산>을 통해 자연의 거대함과 동시에 인간의 겸허함을 표현하려 했던 세잔의 노력이 '있는 그대로 지각'이라는 개념을 잘 설명하고 있다. 세상을 특정 프레임이나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기 쉽다. 하지만 메를로 퐁티는 이러한 편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세상을 마주할 때 비로소 진정한 관계를 맺고 깊이 있는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각이 수동적인 과정이 아니라 신체와 세상이 상호작용하는 능동적인 과정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이 곧 우리 자신을 형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삶에 대한 주체적인 태도를 고양시킨다.
2) 몸의 시지각 (La perception visuelle du corps propre)
메를로-퐁티는 세상을 오감이라는 개별적인 감각 기관의 총합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우리 몸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세상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복합적인 존재라고 말한다. 몸은외부 자극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도구가 아니라, 세계를 능동적으로 구성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주체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손으로 컵을 잡을 때, 우리는 컵의 모양과 무게를 시각적으로 인지하는 동시에, 손의 감촉과 근육의 움직임을 통해 컵의 존재를 온몸으로 경험한다. 이렇듯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미각은 개별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라는 하나의 통합된 존재 안에서 서로 얽혀 세상을 총체적으로 지각하게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메를로 퐁티는 예술 작품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대상이 아닌, 인간 존재와 세상과의 관계를 드러내는 중요한 매개체로 본다. 예술가는 대상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통해 대상을 지각하고 해석하며, 그 과정에서 대상과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관객 또한 작품을 감상할 때 눈으로 그림을 보는 것을 넘어, 자신의 몸을 통해 작품과 상호작용하며 예술가의 지각 세계를 공유하고 새로운 의미를 생성한다. 예술 작품은 작가와 관객의 몸이 세상을 경험하고 의미 부여하는 방식이 교차하는 지점이 된다.
퐁티는 지각하는 주체와 지각된 세계를 모두 포괄하는 근원적인 존재를 '살(flesh)'이라는 독특한 개념으로 설명한다. 여기서 '살'은 물질과 정신을 초월하는 제3의 개념으로, 모든 존재를 관통하는 근본적인 직물과 같다. 마치 씨실과 날실이 얽혀 하나의 천을 이루듯이, 주체와 대상은 '살'이라는 동일한 재질로 만들어져 있으며,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관계로 얽혀 있다. 주체와 대상의 교차는 '봄(vision)'에 의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다. '봄'은 단순한 시각적 지각을 넘어, 몸 전체를 통해 세상을 경험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능동적인 과정이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본다'라는 것은 눈으로 그 형상을 인지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몸이 그 대상에 반응하고, 그 대상을 통해 우리의 몸이 변화하는 경험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거대한 산을 바라볼 때, 우리는 그 웅장함에 압도당하고, 우리의 몸은 그 산의 거대한 스케일에 맞춰 반응하며 겸손함을 느낀다. 이는 눈으로 산의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우리의 몸이 산과 '대화'하며 새로운 경험과 의미를 창출하는 과정이다.
메를로 퐁티의 '몸의 시지각' 개념은 인간과 세상의 관계를 고정적이고 분리된 관계로 보는 시각을 거부한다. 대신, 이 관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얽혀 있는 동적인 관계로 파악된다. 우리는 몸을 통해 세상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이러한 상호 작용을 통해 세상에 대한 경험과 이해를 형성하게 된다. 동시에 세상 또한 우리의 몸에 영향을 미치고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세상을 인식하는 동시에 세상에 의해 형성되는 존재인 것이다. 메를로-퐁티의 '몸의 시지각' 개념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었다. 우리는 흔히 눈, 귀, 코와 같이 특정 감각 기관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뇌에서 이를 처리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퐁티는 이 모든 과정이 몸이라는 통합된 존재 안에서 일어나는 유기적인 경험임을 강조한다. '살'이라는 개념을 통해 주체와 대상이 근본적으로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직물처럼 얽혀 있다는 설명은 마치 동양 철학의 '천지인(天地人) 합일' 사상을 연상케 한다. 예술가가 자신의 몸을 통해 세상을 지각하고 표현하며, 관객 역시 자신의 몸을 통해 그 작품을 경험하고 의미를 부여한다는 설명은 예술 작품의 본질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예술은 대상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 관객의 몸을 통해 새로운 지각과 경험의 장을 여는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이러한 '몸의 시지각' 개념은 일상생활에도 적용될 수 있다. 우리의 사유는 끊임없이 세계를 다시 포착하고 연장시키지만, 우리의 모든 행동과 생각은 결코 완전하게 표현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단 하나의 의미를 온전히 드러내거나 세계에 단일한 의미만을 부여할 수 없다. '완전한 표현'이라는 개념 자체가 무의미하다. 우리가 누군가와 대화할 때, 그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을 넘어, 표정, 몸짓, 분위기 등 비언어적인 요소들을 몸으로 느끼며 소통한다. 숲길을 걸을 때, 우리는 나무의 색깔과 새소리뿐만 아니라, 흙의 냄새, 발바닥에 닿는 감촉, 바람의 온도를 온몸으로 느끼며 자연과 교감할 수 있다.
3) 다시점 (La perspectivit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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