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광(無光)의 구두 무광(無光)의 구두 무광의 구두를 신은 그녀 발끝으로는 동그라미를 그리며 손끝으로는 한 모금 담배연기를 날려 보낸다 담배연기로 감추려 해도 긴 머리카락 아래 숨어있는 한숨이 엿보여 무심한 빗방울에 무너져 내릴까 마음 조리네 나는 그 앞에 이름 없는 그림자처럼 앉아 차마 건네지 못한 말들을 백 번도 넘게 삼키고 또 삼킨다 깨달음은 언제나 날 외면하니 사랑이란, 비 오는 날 벗어놓은 구두처럼 서서히 말라가며 결코 반짝이지 않는 것일 수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