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무리와 거버넌스의 누락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라는 최첨단 지능을 조직에 이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주식 분석, 기사 크롤링, ERP 데이터 정밀 분석 등 각 분야에서 최고의 효율을 자랑하는 지능형 에이전트(Agent)들을 채용하고, 이들이 사내 네트워크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드디어 AX(AI Transformation)가 완성되었다고 안도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갑니다. AI가 도입된 이후, 실무진과 리더들은 오히려 더 바빠졌습니다. AI가 초당 수만 건의 데이터를 요약해 기안서를 뽑아내면, 인간 바카라임자는 혹시나 숨어있을지 모를 환각(Hallucination)이나 오류를 잡아내기 위해 밤을 새워 서류를 재검토합니다. AI 비서의 실수를 메우느라 정작 인간의 노동 시간은 줄어들지 않고, 여기에 막대한 클라우드 API 호출 비용만 추가로 얹어지는 **‘비용과 노동의 이중고(Double Billing)’**에 빠지는 것입니다.
기술의 성능은 날로 발전하는데, 왜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진정한 자율 경영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것일까요?
비즈니스 오케스트레이터의 관점에서 그 원인이 기술의 부족이 아닌, **'거버넌스(Governance)의 누락'**에 있습니다.
현재 시장은 AI를 단독 직원으로 가두어 통제하려는 ‘기술적 울타리(Harness)’에만 매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에이전트들이 늘어나 서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면 이는 전혀 다른 차원의 조직적 문제가 됩니다.
예를 들어 기업 내부에 업무 분장표(R&R)도 없고, 예산 결제 한도도 없으며, 누구에게 보고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100명의 ‘천재 인턴’"들을 한 방에 모아둔 채 "알아서 협업해서 매출을 올려라" 하고 법인카드를 쥐여준 격입니다. 이들은 엄청난 속도로 일하겠지만, 서로의 업무 영역을 침범하고, 중복된 자료를 조사하느라 자원을 낭비하며, 결국 의견이 충돌해 마비 상태에 빠지거나 끔찍한 비용 청구서를 남길 것입니다.
거버넌스는 AI의 똑똑한 머리를 억압하는 사슬이 아닙니다. **그 천재 인턴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최고의 성과를 안전하게 낼 수 있도록 세워주는 ‘안전한 운동장의 경계선’이자 ‘일하는 질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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