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에 다녀왔다.
스포츠의 세계란 참 차갑고도 아득하다.
몇 년을 피와 땀으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노력이
단 몇 초,
찰나의 순간에 승부라는 이름으로 결정되어 버린다.
경기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
가슴 한구석에 묵직하게 가라앉은 아쉬움은 쉽게 털어지지 않았다.
아이에게 혹여 부담이나 짐이 될까 봐 차마 입 밖으로 내지는 못하지만,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어떤 장면들이 환영처럼 맴돈다.
‘아, 아까 그 순간에 조금만 더 그랬다면.’
‘그때 그랬더라면.’
지나간 경기를 혼자서 몇 번이고 복기하며 아쉬운 마음을 놓지 못한다.
그러다 문득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정말 아이를 위해서 이렇게 아쉬워하는 걸까, 아니면 누군가에게 내 아이를 자랑하고 싶었던 마음이 꺾여서 그런 걸까.’
욕심과 자바카라이 뒤섞여 마음이 쓰라려온다.
부모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나 자신의 조급함과 허영을 직시하는 순간은 늘 씁쓸하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아이는 털털하게 털어내고 돌아와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평소의 일상으로 돌아가 잘 지내고 있다.
지켜본 내가 무색할 만큼 아이는 벌써 한 단계 더 자라 있고,
결과보다 더 큰 다음을 바라보고 있었다.
찰나의 승부에 연연하며 아쉬움의 굴레에 갇혀 있던 건 정작 아이가 아니라 나였을지도 모른다.
아이의 흘린 땀방울은 단 한순간도 거짓이 없었음을,
그리고 이미 그 자체로 충분히 빛나고 있음을 마음 깊이 새겨본다.
아이는 이미 마음으로 한 뼘 더 자랐고,
나 역시 그 아이를 보며 부모로서 한 걸음 더 자라는 법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