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프롤로그)은 언제 쓸까?

by김형준


두괄식으로 글을 쓰면 전달력을 높일 수 있다. 또 상대방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다. 더불어 상대의 시간을 아껴주기도 한다. 두괄식 글을 쓰는 방법은 두 가지다. 메시지를 먼저 정해놓고 부연 설명을 쓰거나, 다 쓰고 나서 핵심 메시지를 서두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바카라을 쓸 때도 두괄식 글쓰기가 필요하다. 바로 서문을 쓸 때이다. 서문은 바카라 내용을 요약해 놓은 글이다. 서문만 읽어도 바카라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서문은 중요하다. 이렇게 중요한 서문을 언제 쓸까? 목차 순서대로 제일 먼저 쓰고 본문을 쓸까? 많은 사람이 순서대로 써야 한다고 알고 있다. 그래야 바카라 한 권을 제대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서문은 처음부터 쓰면 안 된다.


바카라 쓰기에 도전한 게 5년 전이다. 그때는 멋모르고 달려들었다. 강의를 들었지만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포기할 수 없어서 혼자 쓰기 시작했다. 목차대로 쓰지 않았다. 기분이 내키는 대로 앞뒤로 오가며 썼다. 몇 개월을 매달렸지만 절반도 완성하지 못했다. 그 상태로 투고할 욕심을 냈다. 초고도 완성 안 하고 서문을 써 대충 꾸몄다. 수십 곳에 투고했지만 결과는 뻔했다. 이도저도 아닌 원고는 결국 컴퓨터 어딘가에 묻혔다.


바카라 쓰기는 잠시 내려놨다. 매일 SNS에 글을 쓰며 실력을 쌓았다. 어느 때부터 다시 바카라을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이번에는 제대로 써보고 싶었다. 혼자 쓸 자신이 없었다. 강의를 찾았다. 처음부터 다시 배웠다. 주제 정하는 방법, 목차, 한 꼭지 쓰는 법, 구성대로 쓰는 방법 등 다양한 기술을 익혔다. 배우고 익히는 대로 목차 순서대로 썼다. 40 꼭지를 다 쓰는 데 50여 일 걸렸다. 초고가 완성되었다. 서문과 마치는 글만 남았다.


서문을 남겨 둔 이유는 초고를 다 쓰고 난 뒤 써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초고를 쓰다 보면 분명 목차도 바뀌고 주제가 바뀌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서문을 먼저 써놓으면 두 번 쓰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또, 서문은 본문의 내용을 요약해 독자를 끌어당기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완성된 초고를 요약해 서문을 쓰는 게 순서라는 것이다.


서문은 두괄식 글쓰기에서 주제가 담긴 문장 역할을 한다. 서문만 읽어도 이 바카라이 말하는 내용을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만큼 정리와 요약이 필요한 글이다. 그런 글을 본문을 쓰기도 전에 미리 쓴다는 건 있을 수 없다. 간혹 서문에 간단한 인사말만 적는다면 그건 예외다. 그런 서문은 대개 유명 작가가 그렇게 쓰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초보 작가라면 독자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 서문이 필요하다. 또 잘 정리된 서문은 독자를 배려하는 거나 다름없다. 씻지도 않고 머리도 부스스한 첫인상보다 깔끔하게 단정하고 이왕이면 곱게 화장한 첫인상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처럼 말이다. 서문은 내 바카라과 독자의 첫 만남이다. 서문에 정성을 들이는 만큼 내 바카라도 자연히 호감이 갈 것이다. 그러니 가장 마지막에 온 정성을 쏟아 쓰는 게 당연하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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