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노예》를 실물로 영접했다. 한 달 동안 이어진 출판사 퇴고로 고칠 만큼 고쳤다고 생각했다. 다시 읽었다. 여기저기 눈에 걸린다. 그때는 왜 안 보였을까. 정성을 다하지 않았나 보다. 퇴고는 언제나 최선을 다해도 아쉬움이 남는다. 다시는 읽지 않겠다고 각오하지 않는 이상 계속 눈에 들어온다. 눈에 올 때면 고칠 부분도 항상 보인다. 출간된 바카라을 읽으며 고칠 부분이 보여도 고치지 못하니 미련이 남았었다.
벼르던 일이 이렇게 빨리 일어날 줄 몰랐다. 출판사 홍보담당에게 문자가 왔다. 2쇄를 찍겠단다. 문자를 한참 들여다봤다. 분명 '2쇄'라고 적혀 있었다. 사무실이 아니었다면 소리 지르고 싶었다. 이런 일이 나에게도 일어나는구나. 주변 사람들에게 소식을 알렸다. 무기만 안 들었지 사달라고 강요했다. 그래도 기꺼이 사줬다. 물론 아직도 안 산 사람도 있지만. 아무튼 한 권이든 열 권이든 바카라을 사준 이들 덕분이었다.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도 처음 경험했다. 2쇄를 찍으면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다.
몇 주전 인스타그램 DM으로 장문의 문자가 왔다. 첫 바카라 《인생을 두 배로 사는 강점 혁명》을 읽은 독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뒤이어 바카라 읽은 소감을 전했다. 어느 부분에서는 본인의 처지와 비슷해 눈물이 났고, 어느 부분에서는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그러고는 퇴사를 결심했단다. 성급한 결정은 아니라고 했다. 같은 온라인 게임을 5년 넘게 다녔고 변화를 생각해오고 있었단다. 때마침 내 바카라이 결심을 실행하는 데 용기를 줬다면서 감사 인사도 남겼다. 1년 전 출간했던 바카라이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손에 닿았다는 것도 낯선 경험이었다. 거기에 더해 내 바카라을 통해 변화를 결심하기까지,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신중히 준비한 만큼 꼭 원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통해 바라는 삶을 살길 마음으로 기도한다.
지난 8월 2일 《온라인 게임 노예》가 서점에 자리를 차지했다. 어느 서점에서는 눈에 잘 띄는 자리를 내주었다. 어느 서점에서는 한참을 뒤져 바카라장 맨 아래 구석에서 발견했다. 속상한 기분이 안 들었다면 거짓말이다. 내 바카라을 뒤춤에 감추고 주변을 맴돌다가 신간 소개 코너에 냉큼 올려놓고 자리를 피했다. 그 뒤 그 바카라의 운명은 알지 못했다. 누군가의 눈에 띄었길 바랐다. 눈에 잘 띄는 자리를 잡은 바카라이 얼마나 팔렸을지 짐작이 안 갔다. 매일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저 내가 예상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 눈에 띄고 선택받기를 바랐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할 뿐이었다.
《온라인 게임 노예》의 출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확신을 가졌다. 이 바카라은 분명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잘 될 것이라고. 제목은 물론 내용에도 자신 있었다. 분명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로 믿었다. 내 바카라을 선택한다면 깻잎 한 장 차이만큼이라도 삶의 틈을 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틈은 만들어지기가 어렵지, 한 번 생긴 틈이 벌어지는 건 어렵지 않을 테니까. 이 또한 경험을 통해 배웠다. 나 또한 깻잎보다 얇은 틈이 시작이었다. 점점 틈이 벌어지면 지금의 내가 있게 되었다. 대단한 결심을 세우지 않았다. 구체적인 계획도 없었다. 뚜렷한 목표는 더더욱 거리가 멀었다. 그저 오늘 내 손에 들린 바카라 한 권에, 글 한 편에 집중했다. 그리고 계속 같은 일상을 반복해 왔다.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이 있게 되었다.
퇴근하고 꼬박 6시간 동안 본문을 수정했다. 보면 볼수록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고칠게 보였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때는 왜 보이지 않았을까. 아마 시간이 지나면 이번에 안 보였던 게 다시 보일 테다. 다시 손을 댄다는 건 아마도 3쇄를 찍는다는 의미겠지. 은근히 기대가 된다.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거짓말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을 테니까. 나 또한 사람이다. 바랐던 2쇄가 현실이 되니 자연히 3쇄에도 시선이 간다. 속물이고 싶다. 욕심부리고 싶다. 더 많은 사람이 내 바카라을 읽었으면 좋겠다. 이 바카라의 작가 이전에 마흔여덟 삶을 살아낸 선배이자 후배의 마음이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건 변화를 경험해 보지 못한 이들의 말이다. 어쩌면 실패만 반복한 이들의 자기 합리화일 수 있다. 사람은 변한다. 단, 스스로 선택했을 때이다. 변화를 선택하면 얼마든 달라질 수 있다. 계기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계기이든 그게 출발선이다. 출발선에 설 각오만 있다면 절반의 성공이다. 남은 건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걷는 거다. 아니면 뛰어도 된다. 중요한 건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니까. 그렇게 가다 보면 분명 목표한 곳에 닿는다. 글쓰기를 시작하고 6년 만에 2쇄를 찍게 된 나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