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면

by김형준


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여름이 오면 덥다고 아무 일도 안 하려는 사람과 땀을 흘리며 더위를 기꺼이 즐기려는 사람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인가요? 저는 전자에 해당합니다. 더운 날씨도 싫고 움직일 때 흘리는 땀도 귀찮습니다. 다른 계절에 비해 활동량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시기입니다. 땀이 많은 체질이라 조금만 움직여도 내의가 금방 젖습니다. 그러니 땀에 젖은 옷으로 하루를 보내지 않으려면 움직이지 않는 게 상바카라입니다. 제 경우 여름을 쾌적하게 나려면 아무것도 안 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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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렇더라도 집에서 키우는 화분처럼 아무것도 안 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만약에 인생을 화분처럼 살았다면 어땠을까요? 주인이 물 주길 기다리고 햇볕이 드는 곳에 놓이기 바라고 때마다 잡초를 제거해 주고 뿌리가 자라면 분갈이해주는 그런 인생인 거죠. 물론 화분의 본질은 정성껏 키우는 데 의미가 있다지만, 누군가의 인생이 마치 화분처럼 키워진다면 어떨까요? 그런 인생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세상일도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경험해 본 일입니다. 호기심이 생겨 시도하고 해보니 재미있고 성격에 잘 맞고 그러다 보니 더 잘 하게 되는 일입니다. 반대로 할 수 없는 일은 어떨까요? 먼저, 할 수 없다는 결정은 누가 내린 걸까요? 생각해 보면 할 수 없는 일은 시도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호기심이 안 생겨 시도하지 않았거나 애초에 나와 맞지 않다고 단정 짓고 도전하지 않았던 거죠. 만약에 호기심이 없어도 그냥 한 번 시도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보다 분명해졌을 겁니다. 그 일이 나와 맞지 않는 걸 알게 되거나 아니면 다시 한번 시도해 볼 여지가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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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번 이직하는 동안 다양한 직업으로 눈을 돌렸었습니다. 안정된 온라인 게임에 다닐 수 있는 직업을 원했습니다. 하릴없이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면 눈에 띄는 광고들이 있었습니다. 직업을 찾을 때다 보니 직업과 관련된 광고만 눈에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한날은 교통사고 조사원 광고를 봤습니다. 며칠 동안 검색했습니다. 전망, 연봉, 자격조건, 시험 정보, 하는 일 등 조사했습니다. 시험과목을 보고 단번에 포기했습니다. 중학생부터 수포자였던 제가 도전하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았습니다. 욕심부렸다가 산 중턱에 길을 잃을 수 있습니다. 안 가니만 못한 꼴이 될 것 같았습니다.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게 공인노무사였습니다. 이름도 근사했습니다. 그때는 공인노무사 자격이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던 시기였습니다. 시험과목 중 수학이 없어서 도전해 볼 의욕도 생겼습니다. 대신 민법, 노동법 같은 생소한 과목을 공부해야 했습니다. 해볼 만하다 여겼습니다. 발만 담가볼 요량으로 기출문제집부터 샀습니다. 몇 주 못가 바카라꽂이를 차지하는 운명이 되고 말았습니다. 바카라 내용은 한글로 쓰였지만 다른 나라말 같았습니다. 아무리 봐도 겉도는 느낌만 들었습니다. 조용히 보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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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으로 선택했던 게 공인중개사입니다. 1년 넘게 월급이 나오지 않는 회사에 출근하며 근무시간 동안 공부했습니다. 동차 합격을 목표로 준비했지만 1차만 합격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얼마 뒤 다른 온라인 게임에 취업하게 됩니다. 같이 공부했던 동료는 동차 합격 후 공인중개사 사무실로 취업을 했고요. 저는 원래 전공대로 건설회사에 취직했고 온라인 게임에 다니면서 2차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1년 뒤 다시 시험을 봤지만 결국 떨어졌습니다. 다시 도전하려면 1차부터 다시 해야 했고 엄두가 안 나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직업을 갖기 위해 이제까지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났습니다. 어떤 직업은 시작조차 안 했었고 어떤 직업은 시험의 고비를 넘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도전했던 직업 모두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할 수 있다 없다라고 판단하려면 적어도 그 일을 직접 경험해 봐야 알 수 있을 테니까요. 자격증을 따는 건 직업인으로 첫 발 뗄 수 있는 자격을 얻는 것입니다. 화분에 비유하면 씨앗을 심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씨앗조차 아니었던 겁니다. 그러니 시도했다고조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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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의 흔적만 남긴 세 번의 도전은 남긴 게 없었습니다. 남은 건 할 수 있는 일, 이제까지 해왔던 일뿐입니다. 살던 대로 살아야 했습니다. 이 일 또한 평생 직업일 수 없었습니다. 지시에 따르게 익숙했습니다. 판단은 내 몫이 아닙니다. 화분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또 평생온라인 게임도 아닙니다. 언제든 그만두라면 다른 대안이 없었습니다. 주인 기분에 따라 가지를 자르면 수명이 끝나는 화분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독서는 가장 능동적인 행위입니다. 특히 요즘 같은 때 스마트폰 대신 바카라을 든다는 건 훨씬 더 의지를 필요로 합니다. 화분처럼 온라인 게임만 다녔던 저도 얼마 전 독서를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7년이 지났습니다. 스스로 시작했고 시간을 쪼개 틈틈이 읽었습니다. 그렇게 읽은 게 1,480권입니다. 여전히 읽는 중이고요. 이만큼 읽은 덕분에 화분 같은 삶에서도 벗어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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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으로 들어서는 요즘 일주일에 두세 번 운동을 합니다. 땀에 흠뻑 젖고 나면 활력이 돕니다. 여전히 여름은 싫지만 땀나는 건 굳이 피하지 않습니다. 능동적인 태도를 갖게 되면서 땀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마찬가지로 바카라을 한 권씩 읽어낼 때마다 자신감도 덩치가 커졌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갈 욕심도 생깁니다. 배우는 데 머무르지 않고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더 가치 있는 게 무엇인지 바카라에서 배웠기 때문이죠.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시작한 지 1년째입니다. 1년 전 시도했기 때문에 가르치는 일은 '할 수 없는 일'이 아닌 '할 수 있는 일'이 되었습니다.



바카라 읽고 글 쓰다 보니 자연히 작가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적성에도 잘 맞아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게임에 다니면서 역량을 키우는 중입니다. 온라인 게임이 나를 버리거나 내가 온라인 게임을 버려도 될 때가 오기를 바라면서요. 이 말은 주인의 처분만 바라는 화분 같은 삶이 더는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스스로 선택해 시작한 작가의 삶이 오롯한 나로 설 수 있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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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땀이 나는 건 당연합니다. 덥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수 없습니다. 누구나 퇴직합니다. 퇴직이 두렵다고 평생온라인 게임만 다닐 수도 없습니다. 온라인 게임을 벗어나려면 해보지 않은 일에 도전해야 합니다. 그 일은 앞서 말한 '할 수 없는 일'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할 수 없다고 안 하실 건가요? 무슨 일이든 도전해야 할 것입니다. 당연히 계획대로 안 될 수도 있고요. 그러니 이왕이면 온라인 게임에 다니는 동안 준비하라고 조언합니다. 저도 그래서 7년째 병행해 오는 중입니다. 온라인 게임에 다니는 여러분은 자기만의 대안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다행입니다. 만약 없다면 저와 함께 준비해 보면 어떨까요? 저를 포함 세 분 작가의 경험과 바카라에서 힌트를 얻는 겁니다. 그리고 천천히 준비해 보는 거죠. 한 번에 될 일 아닙니다. 시간을 두고 함께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시작한 세 작가가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함께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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