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후 초라한 마음

by홍밀밀

-두 번째 바카라이 나온 후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바카라이 나오기 전까지는 바카라 하나만 보고 달렸는데 누군가의 선택과 반응을 기다리고 확인하는 시간이 어렵고 괴롭다. 아무래도 특정한 직업에 대한 바카라이다 보니 첫 번째 바카라에 비해 진입 장벽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 바카라을 읽어야 할 이유를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가장 큰 원인은 내가 가지고 있는 인지도의 문제겠지 ㅎㅎㅎ 다음 바카라, 그다음 바카라 작업도 계속 이어가야 하는데 '이 바카라을 과연 읽어줄 사람이 있을까'라는 익숙한 의심이 다시 찾아온다.


-리센느의 역주행을 보면서 생각했다. 사람들은 누군가의 초라한 시절에 공감하며 응원을 보내지만, '그래서 나중에는 성공했습니다'라는 결론이 있어야 초라한 이야기가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 것 아닐까. 올해 초에 봤던 <틱틱붐>도 조나단 라슨이 <렌트>를 쓰는 작가가 된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지금의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가 감동을 줄 수 있었고, <모자무싸> 역시 20년 동안 입봉을 못했던 황동만이 신인 감독상을 받으면서 끝이 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역주행이나 반전 없이 초라한 시절만을 계속 반복하고, 그런 이야기가 조명받을 기회는 흔치 않다. 사람들은 성장서사를 좋아하고 그 성장서사에 자신을 이입하고 싶어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고.


-얼마 전 등산을 다녀와 인스타그램에 그런 글을 남겼다. 꼭 무언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고, 내가 하는 일이나 성취로 나의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나는 이대로도 충분한 사람이라고. 사실 나는 내가 정말로 아무것도 아닐까 봐 겁이 났던 것 같기도 하다. 두 번째 바카라을 내면서 그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해서 우울하고 속상한 걸지도. 이런 마음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이런 이야기는 쓰지 말까 자기 검열을 하게 된다. 무릇 SNS에는 '있어 보이는' 이야기만 남겨야 하는 거 아닐까.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둘씩 하고 있다. 어제는 나를 인스타그램으로 오래 지켜봐 왔다는 프리랜서 인터뷰어분과 인터뷰를 진행했고, 이번 주말에는 북토크를 할 예정이다. 대부분 지인들이 신청했지만(놀랍게도, 다행히, 지인이 아닌 분들도 있다 ㅎㅎㅎ) 또 열심히 최선을 다해 준비해 봐야지. 앞으로 인터뷰어로,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이 바카라의 쓸모를 계속 증명하고 설득하는 것이 나의 과제인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결론은, 이번 주 토요일에 북토크 엽니다!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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