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있는 자가 바카라을 얻는다
출간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편집자가 짠하고 나타나서 "아이고 작가님, 귀한 글을 바카라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도록 저희가 최선을 다해 제작하겠습니다. 믿어 주십시오!" 하고 거듭 부탁하며 출판계약서를 내미는 기적은 쉬이 일어나지 않는다. 출판시장은 치열함을 넘어 암흑에 더 가깝다. 무명작가가 쓴 글이 종이옷을 입기 위해서는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해야 한다.
"글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2024년 봄, 첫 바카라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 출간 이후 반가운 댓글이 달렸다. "너무 재미있고 유쾌하고 살짝 마음 아픈 이야기였는데, 저는 울어버렸습니다. 전에는 분명히 웃었을 텐데.. 오늘따라 콕 박힌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랬습니다. 작가님의 심장을 저격하는 능력 때문이겠지요"라는 김효숙 작가의 감상평을 읽고 난 뒤 다음 바카라에 도전할 용기를 얻었다. 돌이켜보면, 나의 두 번째 바카라 《돈 버는 온라인카지노 글쓰기》는 <그래, 육아>에 남겨진 응원글 덕분에 세상에 나온 셈이다.
내게 출간을 선물한 김효숙 작가는 온라인카지노에 꾸준히 글을 쓴다. 그녀가 작성한 글 중 <용기 내 볼까요?>라는 연재의 반응이 가장 좋았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가게에서 용기를 내미는 주부의 일상을 읽으면서 나는 조용히 유레카를 외쳤다. 그녀는 용기 여사답게 커피는 텀블러에 담고, 외출할 때마다 손수건을 챙긴다. 반찬은 기본이고, 치킨과 빵, 심지어 케이크까지도 용기에 담아 온다. 장례식장에서 개인 수젓집을 꺼내어 사용할 정도로 환경 사랑에 진심이다.
우리 집에도 지구 지킴이가 산다. 9살 딸은 아빠보다 지구를 더 걱정한다. 매년 지구의 날이 되면 거실 불을 끈다. 저녁 8시, 관리사무소에서 방송이 나오면 어린 딸은 소등과 동시에 이웃 세대의 동참을 기대하며 창밖을 확인한다. 용기 여사도 만만치 않다. 지구의 날이 다가오면 10분간 불을 끄는 소등행사에 관한 글을 발행한다. 열정적인 두 사람으로 인해 내게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 지구를 염려하는 마음이 작게나마 자리를 잡았다. 덕분에 나도 이제 환경오염을 걱정한다.
나의 몸은 상시 골골이지만 물욕은 늘 창대하다. 지갑에서 카드를 꺼낼 때면 도파민이 팡팡 터진다. 결제를 하면 지구온난화로 녹는 빙하처럼 스트레스가 사르르 녹아내린다. 퇴근길은 더욱 위험하다. 이따금 '신세계'라 불리는 백화점에 가서 신나게 카드를 긁는다. 아내가 좋아하는 잠봉뵈르와 딸이 순삭 하는 치즈 타르트를 허겁지겁 담다 보면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린다. 백화점에서 제공하는 종이 쇼핑백은 디자인도 남다르다. 단돈 300원으로 남자의 품격을 높인다. "쇼핑백 드릴까요?"라는 직원의 질문에 망설임 없이 "네. 주세요"라고 답한다.
쇼핑백은 귀가와 동시에 하루살이보다도 짧은 수명을 다하고 다용도실로 직행한다. 고운 자태를 뽐내던 종이는 재활용 쓰레기가 되어 환생을 꿈꾼다. 슬픔은 여기까지! 용기 여사의 연재를 읽고부터 나의 루틴이 달라졌다. 퇴근길에 빵을 구입하러 갈 때면 접이식 장바구니를 챙긴다. 아쿠아리움에서 받은 빨간색 장바구니는 종이보다 튼튼하고 용량도 더 크다. 나는 이제 딸에게 부끄러운 아빠가 되지 않기 위해 번거로움을 택한다. 경험해 보니, 장바구니를 챙기면 지구 지킴은 기본이고 높아지는 자존감은 덤이다.
작년여름, 용기 여사는 <용기 내 볼까요?> 원고를 출판사에 투고하는 용기를 냈다. 더블:엔 송현옥 편집장은 내용에 깊이 공감하며 출판계약서를 건넸다. 인연이 참 특별하다. 김효숙 작가는 본인이 남긴 댓글에서 시작한 《돈 버는 온라인카지노 글쓰기》를 읽고, 더블:엔에 투고하여 독자에서 작가로 신분을 바꿨다. 사람 앞 일은 모르는 법이다. 신간 《용기 있는 생활》을 읽고 용기 내어 더블:엔에 투고하여, 출간의 기쁨을 누리는 독자가 나타나길 소망하며 바카라 소개 링크를 남긴다.
다음 주인공은 당신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