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by노충덕

지난여름

8월 초 허리에 통증을 느꼈고, 엉덩이가 쑤시듯 아프고 오른쪽 다리까지 통증이 옮겨갔다.

어깨에 석회가 생겨 다니던 정형외과에서 진료받아 온열 냉각 치료, 전기치료, 견인 치료, 체외충격파 치료를 진행했다. 처형께서 MRI를 권해 의사와 상의한 뒤 인근 MRI가 가능한 병원에서 촬영했더니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이라며 수술하자고 했다. MRI CD를 가지고 다니던 정형외과 의사에게 상의하니 주의 사항 세 가지를 알려주며, 허리가 아파 잠을 못 자는 상황이 한 달 정도 지속되면 수술을 고려하고, 우선은 참아보라고 한다. 심리적인 요인도 통증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진단받고 참아보자고 결심하니 통증이 거의 사라져 잠을 편하게 잔다.


이즈음 왼쪽 팔꿈치에 물혹 같은 것이 만들어져 피부과를 찾아갔다. 절개 후 고름을 빼내면 끝나리란 내 생각에 피부과 의사도 동의하고 피부를 절개했으나 고름 같은 것은 나오지 않았고, 소염제 처방만 받고 일주일을 지냈다. 온라인 게임 동료들이 보기 흉하니 병원에 다시 가보라 하기에 그러자고 MRI를 촬영한 병원에서 진단받으니 주두윤활낭증이란다. 8월 셋째 주, 수술하려면 입원하라고 권하기에 9월 2일로 날을 잡아두었다. 당시에 요양원에 모셨던 장모님이 위중한 탓에 하루 한 번 혹은 하루에 두 번씩 요양원에 다녔고, 8월 25일에는 아내의 정년 퇴임식이 있었다. 퇴임식 당일 아내는 온라인 게임으로 나는 요양원으로 달려갔고, 9시 퇴임식 10여 분 전 장모님의 산소 포화도와 맥박이 나아졌으니, 퇴임식에 가라는 전화를 받고 차를 돌려 퇴임식장으로 갔다. 37년간 교직에 있다가 직원들이 마련해 준 퇴임식에 참석해 보니 아내의 교직 생활을 나름대로 평가하니 자랑스럽다. 8월 28일은 교육청에서 훈장 전수식이 있었다. 장모님의 상황이 아침저녁으로 바뀌는 탓에 불안한 마음으로 교육청 행사에 참여했다. 다행히 장모님은 아내의 퇴임식과 훈장 전수식을 온전하게 치르도록 생명의 끈을 놓지 않으셨다.


이틀 후 장모님은 아내를 남겨두고 하늘나라로 가셨고, 가족장으로 할 것인지, 삼일장을 치를 것인지 등 처가 형제자매들의 의논 끝에 삼일장을 치르기로 했다. 처가 쪽 형제자매들이 모두 퇴직한 상황이라 조문객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퇴임식을 치른 아내의 학교 교직원들이 대부분 조문해 주었다. 다시 아내가 자랑스러웠던 시간이다. 9월 1일 장모님을 화장해 선산에 모셨다. 온라인 게임에 병가를 내고 9월 2일 주두윤활낭염을 치료하기 위해 입원, 수술하고 3일 만에 퇴원해 통원 치료를 받는 중이다.


팔꿈치에 심어둔 튜브를 제거했고, 다음 주에 실밥을 뽑아내면 치료가 완료될 듯하다. 8월 초부터 오늘까지 여러 상황을 겪는 과정에서 허리 통증은 사라졌다. 약 6~7주간의 개인사를 정리하는 까닭은 통증과 장례, 수술 등을 핑계로 바카라을 읽지 않은 일을 변명하기 위한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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