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운전자를 먼저 이해하는 시대

LG전자, 제조사와 OS를 가리지 않는 차량용 AI 플랫폼 개발

byJake Shin

눈 내리는 저녁, 운전자가 잠시 차량 화면을 바라보는 사이 옆 차선의 자동차가 앞으로 들어옵니다. 차량은 외부 카메라로 주변 자동차를 발견하고, 실내 카메라로 운전자가 이를 보지 못했다는 사실까지 파악합니다. 곧바로 “앞에서 차량이 진입하고 있습니다. 전방을 확인해 주세요”라고 알려줍니다.


이는 LG전자가 공개한 AI Cabin Platform의 실제 서비스 시나리오입니다. 자동차가 명령을 기다리는 기계에서 벗어나 운전자와 주변 상황을 이해하고 먼저 행동하는 ‘AIDV’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SDV 다음은 AIDV다"


자동차의 경쟁 기준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와 AI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SDV는 소프트웨어로 기능을 바꾸고 업데이트할 수 있는 자동차입니다. 출고 후에도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어 ‘스마트폰처럼 업데이트되는 자동차’라고 불립니다.

AIDV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AI가 운전자 상태, 탑승자 취향, 주행환경과 사용 이력을 이해하고 필요한 기능을 먼저 제안하거나 실행합니다.


* SDV: 소프트웨어로 기능을 계속 바꾸는 자동차

AIDV: AI가 상황을 이해하고 먼저 대응하는 자동차

- AIDV를 구현하려면 AI 모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카메라와 차량 센서에서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며, 차량 기능과 연결하는 공통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LG전자는 자동차 제조사, 차종, 반도체와 운영체제가 달라도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개방형 AI·SDV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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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차량용 소프트웨어는 제조사와 차종마다 구조가 다릅니다. 같은 AI 서비스를 다른 차량에 적용하려면 반도체와 OS에 맞춰 상당 부분을 다시 개발해야 합니다. 이는 개발비와 기간을 늘리고 특정 빅테크 생태계에 대한 의존도를 높입니다.


LG전자가 개발하는 플랫폼은 서로 다른 차량 환경을 연결하는 ‘공통 통역사’ 역할을 합니다. 여러 AI와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고, 작업 순서와 CPU·GPU·NPU 등의 연산 자원을 관리합니다.


주요 개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제조사·차종·OS·반도체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AI 실행환경

- 서로 다른 CPU·GPU·NPU 구성을 지원하는 공통 개발환경

- 운전자와 탑승자 상태를 이해하는 멀티모달 AI

- 사용자의 취향과 이용 이력을 기억하는 AI 메모리

상황을 판단해 서비스를 수행하는 차량용 AI 에이전트

- 외부 기업을 위한 개발도구와 클라우드 시험환경


LG전자는 한국자동차연구원과 실제 차량에서 플랫폼을 검증하고, 현대모비스의 SDV 미들웨어와도 연계할 계획입니다. 프로젝트 완료 목표는 2029년입니다.


상용화되면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도 구글이나 엔비디아 등 특정 기업의 환경에 맞춰 프로그램을 각각 개발하지 않고, 하나의 공통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차량에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LG전자 기사 사례를 기반으로 몇 가지 take.away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자동차 산업의 경쟁 중심이 제품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AI 기능 하나를 보유하는 것보다 다양한 AI와 서비스를 얼마나 빠르게 차량에 적용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공통 플랫폼을 확보한 기업은 차량 데이터와 외부 개발사까지 연결하며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완성차 업체는 특정 반도체와 OS에 대한 종속을 줄이려 하고 있습니다.


차량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이 한 업체의 생태계에 묶이면 기술 선택과 비용 협상에 제약이 생깁니다. 여러 업체의 반도체·OS·AI를 조합할 수 있는 개방형 구조는 완성차 업체에 중요한 고객가치가 됩니다.


셋째, Tier 1의 역할이 부품 공급에서 AI 플랫폼 통합으로 확대됩니다.


AIDV 시대의 Tier 1은 HPC·CDC 하드웨어뿐 아니라 미들웨어, AI 실행환경, 애플리케이션과 실차 검증까지 통합해야 합니다. LG전자와 현대모비스의 협력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넷째, AIDV는 AI 소프트웨어만의 경쟁이 아닙니다.


차량에서 생성형 AI와 멀티모달 AI를 안정적으로 실행하려면 충분한 AI 연산성능, 메모리, 전력과 방열기술이 필요합니다. 결국 HPC·CDC 하드웨어와 AI 소프트웨어를 함께 최적화하는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다섯째, 최종 승부는 실제 차량 적용에서 결정됩니다.


현대모비스가 참여하고 있어 현대차그룹 차량을 통한 초기 실증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적용이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대표 고객과 차종을 조기에 확보하고 양산 수준의 성능과 안정성을 증명하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




그럼 AIDV시대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자동차 에코시스템 기반으로 5가지 생각을 공유드려 봅니다.


① 공통 AIDV 아키텍처 구축

제조사와 SoC·OS가 달라도 AI 서비스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 차이를 흡수하는 공통 구조를 확보해야 합니다. CDC·HPC, 미들웨어, AI 실행환경과 애플리케이션을 하나의 구조로 연결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② 고객이 체감하는 대표 서비스 선정

기술 시연에 머물지 않고 실제 고객가치를 보여주는 서비스를 선정해야 합니다.

운전자 상태와 주행환경을 함께 판단하는 안전 안내

사용자 취향과 이용 이력을 기억하는 AI 메모리

음성·영상·차량 데이터를 활용하는 AI 에이전트

상황에 따라 화면을 바꾸는 Generative UI

차량 이상을 미리 알려주는 AI 진단 서비스


③ AI와 HPC 하드웨어의 패키지화

AI 플랫폼을 별도 소프트웨어로만 제안하기보다 HPC·CDC 하드웨어, AI 가속기, 방열설계, 미들웨어, AI 서비스와 검증도구를 하나의 상품으로 묶어야 합니다. 이것이 일반 AI 소프트웨어 기업과 차별화할 수 있는 Tier 1의 강점입니다.


④ 멀티 SoC·멀티 OS 실차 검증

Qualcomm, NVIDIA, MediaTek 등 복수 SoC와 AAOS·Linux 등의 환경에서 호환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AI 응답속도, 정확도, 부팅시간, 전력소모, 발열, 보안과 안정성을 정량적으로 비교해야 플랫폼의 범용성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⑤ 생태계와 사업모델 구축

외부 기업이 쉽게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SDK, API, 시뮬레이터와 시험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수익모델도 제품 판매에서 플랫폼 라이선스, 통합개발, AI 서비스 구독과 유지·업데이트 사업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5번째 항목이 자동차 업게에서 중요한 화두라고 생각합니다. AIDV 모든 항목을 협업 없이 대응하기에는 불가능하니까요.




이번 기사의 핵심은 LG전자가 여러 제조사와 차종, 반도체와 OS 위에서 다양한 AI 서비스를 공통으로 실행할 수 있는 ‘차량용 AI 기반’을 선점하려는 전략입니다.


AIDV 시장의 승자는 가장 큰 AI 모델을 보유한 기업이 아니라, AI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를 연결해 실제 차량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AIDV시대에서.. 자동차로 주행하면서 가장 먼저 알아주었으면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