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詩間) 있으세요?

오랜 벗

by강경재


#오랜 벗


한때 빛이었던 창 밖의 어둠도

시커먼 밤이 무서운 거다

짐승의 아가리처럼 밤이 입을 벌리자

불 켜진 창문 밖에 어둠이

부나방처럼 모여든다

가만히 창을 열어

떠는 그들을 들인다

어둠은 바카라장 안 바카라 사이로,

문장 안 단어들 사이로,

옷장 서랍 올올한 바늘길 사이로,

스며든다

가라앉는다


방안엔 어둠이 곳곳에 깃들어

동그라니 눈만 끔벅이고 있다


오늘은 페이지마다 박혀있는

어둠의 한때 밝음을

찾아 쓰다듬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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