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모음의 무게

byBono








눈, 모음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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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눈을 뜬 목련 보러 갈까

한 데 잠든 마른 수국 보러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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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내린 용궁당 아궁이 옆에 앉아

갯물 젖은 바지나 말리러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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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북두북 포개지는 눈의 무게

결정에 달라붙은 기억들로 휘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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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지 못한 내일을 엿보려다

바람 일어 울음 날리는 먼바다를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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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안부를 닮은 눈 내리는 날

저마다의 속도로 산란하는 빛의 음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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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수 없는 악보가 되어 흩어지고

헨델의 미뉴에트*만 느리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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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지 않는 계절은 소리 없이 날리고

색을 잃은 갈잎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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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똥구리가 되어버린 날

하릴없는 기다림은 허기를 닮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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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끝 돌기 위에 닿는

부르지 못하는 모음들의 가벼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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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닮은 눈을 맞는다

어쩌면 내게는 영원할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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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내지 못한 하루의 무게로 휘청이는

두북두북 눈 내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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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 B-Flat Major, HWV 434 - Ⅳ. Minuet



















* 같이 듣고 싶은 곡


조성진 : 헨델 프로젝트 중


https://youtu.be/5ctnesYYicM?si=AdrziMUSZWakELQq









#미야모토마사오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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