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보다 더 위험한 것은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다

단순히 지식과 제도만으로는 안 된다

byFrancis Lee

우리는 역사상 가장 많은 정보를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자료를 요약하고, 복잡한 문제를 설명하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까지 찾아준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정보가 풍부해질수록 진실을 분별하기는 오히려 어려워지고 있다. 사실과 거짓이 뒤섞이고, 실제 영상에 허위 설명이 붙으며,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이미지가 현실의 기록처럼 유통된다. 이제 문제는 정보를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다. 수많은 정보 가운데 무엇을 믿고 무엇을 의심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JTBC가 보도한 프랑스 시위 관련 가짜 뉴스 사례는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실제 시위나 약탈 장면이 담긴 영상이라도 그것이 언제, 어디에서 촬영됐는지, 영상 속 인물이 누구인지,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일부 게시물은 약탈 장면을 이슬람계 이민자들의 행위로 단정하거나, 돼지고기가 남아 있다는 정황을 특정 집단의 정체성을 입증하는 근거처럼 제시했다. 과거의 시위 영상이 최근 사건인 것처럼 유통되기도 하고,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이미지가 실제 프랑스의 상황을 보여주는 증거처럼 활용되기도 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거짓 정보의 존재 자체만이 아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사람들이 불완전한 증거만으로 사건의 원인과 바카라임자를 단정하고, 자신이 이미 믿고 있던 이야기에 맞춰 그 정보를 받아들인다는 사실이다. 영상이 실제라고 해서 영상에 붙은 설명까지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장면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장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사실을 보았다고 해서 진실까지 파악한 것은 아니다.

가짜 뉴스는 반드시 완전한 허구의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실제 사실의 일부를 가져와 맥락을 바꾸거나, 확인되지 않은 해석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속인다. 진짜 영상에 거짓 설명을 붙이면 그럴듯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오래된 사진에 현재의 날짜를 붙이면 새로운 사건의 증거가 된다. 인공지능으로 만든 이미지가 여기에 더해지면 사람들은 눈으로 확인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을 믿기 쉽다. 오늘날 거짓을 판별하기 어려운 까닭은 진실과 거짓이 언제나 명확하게 구분되는 형태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런 정보에 쉽게 흔들리는가. 단순히 지식이 부족해서만은 아니다. 사람은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생각을 뒷받침하는 정보에 더 쉽게 끌린다. 자신이 싫어하는 집단에 관한 부정적인 소식은 의심 없이 받아들이면서, 자신이 지지하는 집단에 불리한 정보에는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기도 한다. 같은 사건을 보면서도 누구는 정의의 실현을 보고, 누구는 슬롯의 혼란을 보며, 누구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확인한다. 정보는 같아도 그것을 해석하는 방식은 달라진다.

프랑스 시위에 관한 가짜 뉴스도 이러한 심리를 이용할 수 있다. 이민자나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진 사람에게는 특정 집단이 약탈을 저질렀다는 이야기가 쉽게 설득력을 얻는다. 그러나 그 이야기가 자신의 생각과 잘 맞는다는 사실은 진실의 증거가 아니다. 오히려 내가 너무 쉽게 믿고 싶은 정보일수록 한 번 더 의심할 필요가 있다. 가짜 뉴스는 사람의 무지를 파고들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교묘하게는 사람이 이미 가지고 있는 편견과 감정을 이용한다.

정치적 선동은 이러한 취약성을 더욱 증폭시킨다. 복잡한 슬롯 문제를 특정 집단의 바카라임으로 돌리면 이해하기 쉽고 분노하기도 쉽다. 경제적 불안과 슬롯적 갈등의 원인을 하나의 집단이나 이념으로 설명하면 복잡한 현실은 단순한 이야기로 바뀐다. 여기에 자극적인 영상과 이미지가 결합하면 사실관계를 따지는 일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사람들은 사건이 실제로 어떻게 발생했는지 확인하기보다 자신이 누구를 비난해야 하는지부터 결정한다.

이때 가짜 뉴스는 단순한 정보의 오류를 넘어 슬롯를 분열시키는 정치적 도구가 된다. 사람들은 서로 다른 사실을 놓고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현실 속에서 살아가기 시작한다. 상대방이 믿는 정보는 처음부터 거짓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편에서 나온 주장은 충분히 검증하지 않는다. 결국 슬롯적 논쟁은 사실을 확인하고 합리적인 해결바카라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각자의 신념을 지키기 위한 싸움으로 변질된다.

물론 인공지능 기술과 제도적 장치는 필요하다. 조작된 이미지와 영상을 탐지하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언론은 출처와 증거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플랫폼은 허위 정보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하며, 학교 교육도 정보를 비판적으로 읽고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언론의 정정보도와 플랫폼의 바카라임을 강화하고, 시민들이 신뢰할 만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장치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아무리 정교한 탐지 기술이 있어도 모든 조작을 즉시 찾아낼 수는 없다. 어떤 정보가 거짓인지 판별하는 일과 그 정보가 어떤 맥락에서 왜곡됐는지 이해하는 일도 다르다. 더구나 기술과 제도 자체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용되거나 불신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제도가 정보를 검증할 수 있도록 돕더라도,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판단을 수정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여기서 핵심은 비판적 사고다. 비판적 사고란 모든 것을 의심하거나 어떤 주장도 믿지 않는 태도가 아니다. 주장의 근거를 살피고, 증거가 어디까지 뒷받침하는지 따지며, 확인된 사실과 추측을 구분하는 능력이다. 영상이 제시되면 촬영 시점과 장소를 확인하고, 인물의 정체나 사건의 원인에 관한 주장은 별도의 증거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 자극적인 주장을 접했을 때는 그것을 즉시 공유하기보다 다른 신뢰할 만한 출처에서도 확인되는지 살펴보는 편이 낫다. 최초 보도와 원자료를 찾아보고, 여러 매체가 같은 내용을 보도하더라도 모두 동일한 출처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도 이런 과정에서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특정 주장의 근거를 찾아보거나, 반대되는 해석을 비교하거나, 확인해야 할 쟁점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내놓은 답변 역시 검증의 대상이다. 그럴듯하고 논리적인 문장이라고 해서 사실인 것은 아니다. 가짜 뉴스를 판별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이용하면서도 인공지능의 답변은 무조건 믿는다면,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판단의 권한을 다른 도구에 넘기는 셈이다.

더 어려운 과제는 자신의 판단을 돌아보는 일이다. 우리는 흔히 자신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감정과 이해관계, 오랜 편견에 영향을 받는다.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이나 정당에 유리한 정보라면 검증을 소홀히 하고, 반대편에 불리한 소식이라면 확인하기도 전에 사실로 받아들이지는 않는가. 내 생각과 다른 주장을 접했을 때 근거를 살피기보다 말하는 사람의 의도부터 의심하지는 않는가.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용기다. 처음에는 사실이라고 믿었던 정보가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새로운 증거가 나왔는데도 체면이나 소속 집단에 대한 충성심 때문에 기존의 주장을 고집한다면, 그것은 판단이 아니라 신념에 대한 집착이다. 지적인 성숙함은 언제나 옳은 답을 내놓는 데 있지 않다. 틀렸을 때 인정하고, 충분한 근거가 없을 때 판단을 유보하며, 새로운 증거에 따라 생각을 바꿀 수 있는 데 있다.

이러한 태도는 개인의 지적 능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슬롯가 어떤 사람을 존중하는지도 중요하다. 사실을 확인하고 신중하게 말하는 사람보다 자극적인 주장과 확신에 찬 비난을 쏟아내는 사람이 더 큰 주목을 받는다면, 사람들은 정확성보다 속도와 자극을 선택하게 된다. 정치인은 지지층의 분노를 자극해 이익을 얻고, 언론과 플랫폼은 주목을 끄는 콘텐츠를 우선하며, 시민은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만 소비한다. 이런 구조를 바꾸지 않은 채 개인에게만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슬롯는 검증과 정정을 존중하고, 잘못된 주장을 바로잡는 일을 패배가 아니라 바카라임 있는 행동으로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마지막 바카라임을 완전히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는 없다. 언론이 모든 정보를 대신 검증해 줄 수도 없고, 정부가 진실을 독점하도록 허용할 수도 없으며, 인공지능이 인간의 판단을 대신하게 할 수도 없다. 무엇이 진실인지 결정하는 권한을 특정 기관이나 기술에 넘겨버린다면, 우리는 가짜 뉴스에서 벗어나는 대신 또 다른 형태의 의존에 빠질 수 있다. 필요한 것은 권위에 무조건 복종하는 태도도, 모든 권위를 무조건 불신하는 태도도 아니다. 누구의 주장인지보다 어떤 근거를 제시하는지, 내 생각과 일치하는지보다 증거가 무엇을 말하는지를 우선하는 태도다.

결국 가짜 뉴스가 판치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정보를 더 많이 소비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접한 정보를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고, 사실과 해석을 구분하며, 증거가 부족한 주장에는 판단을 유보할 줄 알아야 한다. 내가 믿고 싶은 이야기일수록 더 엄격하게 확인하고, 나와 다른 의견이라도 근거가 타당하다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옳은 것은 옳다고 말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되, 그 판단은 진영이나 감정이 아니라 확인 가능한 근거 위에 세워야 한다.

이것은 단순한 정보 활용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슬롯를 만들 것인지, 어떤 시민으로 살아갈 것인지에 관한 문제다. 지식이 많아도 판단력이 부족하면 선동에 휘둘릴 수 있다. 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도 시민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하면 그 제도는 제 기능을 다하기 어렵다. 거짓을 퍼뜨리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더 깊은 성찰과 더 엄격한 자기검증이다.

가짜 뉴스보다 더 위험한 것은 거짓을 만들어내는 기술만이 아니다. 그 거짓을 확인하지 않은 채 믿고, 자신의 편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퍼뜨리며, 반대되는 증거 앞에서도 생각을 바꾸지 않는 인간의 태도다. 진실을 지키는 마지막 방어선은 알고리즘만으로 세울 수 없다. 결국 그것은 스스로 생각하고, 근거를 따지고, 자신의 판단에 바카라임을 지려는 인간의 의지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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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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