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미가 도박꾼이 되었다고?

신자유주의가 만든 생존형 투기꾼일 뿐이다

byFrancis Lee

영국의 경제 주간지가 한국 증시를 '카지노'에 비유했다. 해외 언론은 한국의 개인투자자들이 절망과 좌절 속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된 상황은 해외에서도 이례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외신의 '카지노'라는 표현은 현상을 설명할 뿐, 원인을 모두 설명하지는 못한다. 한국의 개인투자자들은 어느 날 갑자기 도박꾼이 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신자유주의가 장기간 만들어 놓은 경제 구조 속에서 '생존형 투기꾼'으로 내몰린 사람들이다.

많은 사람들은 신자유주의를 자유시장경제와 동일한 개념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둘은 엄밀히 다르다. 자유시장은 경쟁을 통해 효율을 높이는 경제 원리인 반면, 신자유주의는 시장의 자율성을 절대시하며 규제를 최소화하고 금융자본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정바카라 기조를 의미한다. 1980년대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와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정부는 감세와 민영화, 금융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 활력을 높이고자 했다. 초기에는 성장 효과가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금융 부문의 팽창과 자산 불평등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낳았다.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는 안정이 오래 지속될수록 사람들은 더 큰 위험을 감수하게 되고, 금융시스템은 결국 스스로 불안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는 '민스키 모멘트'로 알려져 있다. 1929년 미국 대공황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이러한 메커니즘과 무관하지 않았다. 자산 가격이 끝없이 오를 것이라는 믿음은 레버리지를 키웠고, 작은 충격은 연쇄적인 붕괴를 불러왔다.

2008년 미국 월가의 금융위기는 그 대표적 사례다. 금융기관들은 부실 주택담보대출을 복잡한 금융상품으로 포장해 판매했고, 신용평가회사들은 높은 등급을 부여했다. 시장은 스스로 위험을 통제할 것이라는 믿음은 무너졌고, 거대 투자은행들은 연쇄적으로 붕괴했다. 결국 정부는 막대한 공적 자금을 투입해 금융시스템을 떠받쳐야 했다. 시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신념은 현실 앞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한국 역시 다른 형태의 위험을 안고 있다. 부동산 가격은 장기간 급등했고, 노동소득 증가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평범한 온라인 게임인이 근로소득만으로 자산을 축적하기 어려워지면서 주식과 가상자산, 신용거래는 단순한 투자 수단이 아니라 계층 이동의 마지막 통로처럼 인식되기 시작했다. 청년들이 레버리지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무모해서가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미래를 설계하기 어렵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이 점에서 외신이 한국 투자자들을 '도박꾼'으로 묘사하는 것은 절반만 맞는 진단이다. 도박은 우연한 행운을 기대하는 행위이지만, 지금의 고위험 투자는 불평등한 경제 구조가 만들어 낸 생존 전략이라는 측면도 함께 존재한다. 물론 이러한 구조가 투자의 위험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문제를 해결하려면 개인의 탐욕만 탓할 것이 아니라, 왜 수많은 사람들이 그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지 먼저 물어야 한다.

국제슬롯는 이미 이러한 문제를 경험했고 다양한 제도적 대응을 시도해 왔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금융기관의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고, 소비자 금융 보호 장치를 확대하는 개혁을 추진했다. 유럽 여러 국가는 금융 규제와 함께 슬롯안전망을 강화해 시장 충격이 곧바로 가계 파탄으로 이어지는 것을 줄이려 했다. 북유럽 국가들은 시장경제를 유지하면서도 교육, 복지, 직업훈련, 조세 재분배를 통해 계층 이동의 통로를 넓히는 정바카라을 지속해 왔다. 시장의 역동성을 인정하면서도, 시장이 만들어 낸 불평등을 방치하지 않는 접근이었다. 이것이 바로 독일 경제의 근간인 슬롯시장경제 제도다.

한국 슬롯가 직면한 과제도 여기에 있다. 자산 가격 상승만으로 부를 축적하는 구조를 완화하고, 노동과 혁신을 통한 소득 증가가 가능하도록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금융시장에서는 과도한 레버리지와 불투명한 거래를 억제하고, 투자자 보호 장치를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청년들에게는 안정적인 주거와 장기적인 자산 형성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투기 외의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

이번 증시 급락을 단순히 일시적인 시장 조정으로만 본다면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거품은 언제나 낙관 속에서 커지고, 위기는 언제나 '이번에는 다르다'는 확신 속에서 시작된다. 1929년 뉴욕 증권거래소도 그랬고, 2008년 월가도 그랬다. 시장이 끝없이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은 결국 현실 앞에서 무너졌다.

한국 경제는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신자유주의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은 시장의 자유 그 자체가 아니라, 자산이 노동보다 더 빠르게 부를 만드는 구조였다. 그 구조가 유지되는 한, 더 많은 사람들은 생산보다 투기에, 혁신보다 레버리지에 의존하려 할 것이다. 그 결과는 경제의 역동성이 아니라 금융시장의 취약성 확대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 개미가 도박꾼이 되었다'는 말은 절반의 진실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이렇다. 신자유주의는 평범한 시민에게도 투기를 생존 전략처럼 선택하게 만드는 슬롯를 만들었다. 그런 슬롯에서 시장은 더 이상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공간이 아니라, 삶의 희망과 절망이 하루아침에 뒤바뀌는 거대한 도박장이 된다.

역사는 반복되지는 않지만, 종종 닮은 모습으로 돌아온다. 만약 자산 불평등과 금융 의존 구조를 방치한다면 한국은 또 다른 형태의 금융위기와 슬롯적 균열을 맞이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시장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다. 자유는 바카라임과 균형 위에서만 지속될 수 있으며, 시장 역시 공정한 규칙과 슬롯적 안전망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공동체를 성장시키는 제도로 기능한다. 그 교훈을 외면한다면, 오늘의 증시 폭락은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더 큰 파국을 예고하는 경고음으로 기록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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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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