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빵 샌드위치

업글할매의 행복한 역이민 생활

by업글할매

샌드위치를 유난히 좋아하는 우리 며늘애는 샌드위치가 생각나는 날에는 불쑥 찾아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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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빵집에서 사다 먹는데 뭐든 집밥이 맛있듯이 이렇게 집에서 따끈따끈하게 사랑을 담아서 해주는 빵 하고는 아마 달라도 많이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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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주는 샌드위치가 참 맛있다고 한다. 며늘애가 제주도 도민이 된 지 벌써 15년이 다 됐는데도 그렇게 좋아하는 보리빵을 그냥 먹어만 봤지 이렇게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을 생각은 안 해봤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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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우선 보리빵을 사 오면 하나씩 일단은 소분해서 냉동실에 보관한다. ​그리고 먹을 때마다 하나씩 꺼내서 그대로 녹여두었다가 먹을 때 하나씩 비닐봉지에 넣어서 전자레인지에 30초를 데우는데 이때 중요한 것이 그냥 데우면 빵이 질겨져서 맛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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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우기 전에 양손 손바닥에다 물을 묻혀서 보리빵을 살살 마사지하듯이 물을 묻혀준다. ​너무 물을 많이 묻혀도 안된다. 빵이 질퍽해진다. ​그런 다음 비닐봉지에 넣어서 전자레인지에 30초 데우면 완전 처음 막 만들었을 당시의 상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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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게 데워진 보리빵을 햄버거처럼 가운데를 자르고 그 안에 질 좋은 버터를 바른 다음 양상추, 토마토 슬라이스, 계란프라이 하나에다 슬라이스 치즈 한 장을 넣고 만들면 끝이다. 샌드위치처럼 세상 간단한 음식도 없을 것이다.


제법 두툼해지니까 맨 위는 조금 긴 꼬치로 꽂아놓으면 움직이지도 않고 모양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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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보리빵은 그대로 먹어도 너무너무 맛있는 빵이지만 우리는 간식이 아닌 아침 주식으로 먹기 때문에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이런 샌드위치로 해 먹는다.


다행히 미국에서 20년 이상을 카페테리아를 운영했었다. ​지금 제주도에서 유행하고 있는 온라인카지노 카페랑 비슷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온라인카지노 카페랑 한국의 온라인카지노 카페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 ​한국에 돌아와서 살면서 늘 느끼는 것이 미국에서 지극히 서민적이었던 것들이 한국에 들어오면 어마어마하게 고급스러운 것으로 뒤바뀌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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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도 너무 비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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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그래도 오랫동안 샌드위치를 만들었던 경험 덕에 미국 음식을 좋아하는 우리 며늘애랑 며느리 언니들한테 꽤 멋있는 시어머니가 됐다. 어쩌다 한 번씩 놀러 오는 날에는 있는 대로 솜씨를 발휘해서 파스타랑 샐러드에 안주까지 만들어서 같이들 즐겁게 건배를 외친다.



며늘애가 혼자 우리 집에 놀러 올 때는 되도록이면 완전 손님 대접을 해준다. ​그냥 가만히 식탁에 앉아있게 한다. 막 내린 따뜻한 커피 한잔 우선 마시게 하면서 즉석에서 만드는 샌드위치를 구경하며 우아하게 수다를 떨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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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왔을 때만이라도 맘껏 편하게 쉬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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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세 마리, 고양이 세 마리, 초등학생 외동딸 아이, 늘 어린아이 같은 남편 아이 케어하다 보면 ​많이 힘들 것이다. ​


그래서 잘해주려고 노력한다. 꼰대 시어머니는 안되고 싶다.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바뀌었다. 여전히 옛날 무서운 시어머니처럼 하시는 분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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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또한 꼰대이지 않을까….



라떼는 말이야…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말이 맛있는 커피 라떼를 말하는 줄 알았다. “나 때는 말이야…”라고 부르짖는 꼰대의 대명사인줄은 꿈에도 몰랐다. ​최소한 이런 신조어들은 알고 살아야겠기에 한동안 부지런히 신조어 공부도 했다. 적어도 뒤에서 왜 웃는지 정도는 알고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어서이다.


자고 나면 정신없이 바뀌어가는 이 세상에 잘 적응해 나가기 위해서라도 “ 나 때는 말이야…” 이런 식의 구닥다리 사고방식도 하루빨리 벗어던지는 것이 노화를 막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테슬라나 벤츠 같은 자동차 자랑만 플랙스가 아니라 우리 집 양반 표현처럼 나같이 약간 푼수끼가 있는 시어머니가 며느리한테 잘하려고 노력하는 이런 시어머니 자랑도 일종의 “플랙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돈 자랑이 아닌 사는데 정말 필요한 이런 자랑들이 진정한 “플랙스”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며늘애한테 구박 안 받는다.


세상이 바뀌었다.

이래서 세상 바뀌는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도 한국으로 돌아와서 이렇게 맛있는 보리빵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주변에 널리 알려주고 같이 먹는 즐거움에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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