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김정운)

업글할매의 바카라방 이야기 #63

by업글할매

2년전에 읽었던 이 바카라을 다시 꺼내서 읽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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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바카라의 저자가 지금 그렇게 내가 꽃혀있는 그 멋있는 김정운 교수님이라고는 미처 생각지를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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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그림에 문외한이다보니 그냥 유명하신 화가이신줄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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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님!

완전 반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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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를 맞이해서 지난 50년 동안은, 그저 떠밀려 오듯이 살아왔다면 , ​앞으로의 50년은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겠다고 결심하면서, ​돌연 교수라는 안정적 직위를 박차고 일본으로 그림 공부를 위한 유학길에 오르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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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대단한 용기이시다.

그리고 그것을 묵묵히 지원해주시는 사모님 또한 대단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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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필라움을 꿈꾸면서 살아온 지난 몇 년간의 삶을 ​“김정운의 여수만만”이라는 제목으로 조선일보에 연재했던 것을 모아서 바카라으로 출판하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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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표지에 “김정운 쓰고 그리다”라는 이 멋진 문구를 ​왜 2년전에는 제대로 못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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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김정운 교수님에 대해서 자세히 공부하고나서 다시 바카라을 들으니 모든 것이 다 새롭고 또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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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바카라을 읽었을 때는 여수 앞바다의 미역창고로 쓰던 창고를 ​시세보다 두배나 더 주고 사셨다는 말씀에 그때는 속으로 살짝 흉을 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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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까 땅값이 뛰지.​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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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나만의 공간인 “슈필라움”이 ​얼마나 소중하고 절실히 필요한 것인가를 그동안의 공부를 통해서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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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 미역창고를 혹시라도 내놓으신다면 ​두배 세배 더 드리더라도, 나도 한 번 그런곳에서 살고 싶다. 물론 희망사항이다.


안타깝게도 슈필라움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단어가 우리말에는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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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와 공간이 합쳐진 합성어로 우리말로 억지로 번역하자면 “여유공간”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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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슈필라움”이라는 단어가 주는 매력에 한 번이라도 푹 빠져봤다면, ​‘여유공간“이라는 말이 좀처럼 가슴에 와닿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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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슈필라움이라는 것은 단어가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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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어른이 아닌 어쩌다 한 번, 이 슈필라움이라는 단어에 꽃혀셔는, ​완전 잘난척 하면서 쓰고 있다. ​웬지 멋있고 근사하다. 칠십대 할매가 슈필라움 어쩌고 저쩌고 한다는 것 자체가 완전 새로운 세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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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꽤 그럴듯한 사람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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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한테는 자동차 운전석이 슈필라움이라는교수님 말씀에, ​이 나라 모든 남자들이, 아니, 대한민국의 남편들이 참 불쌍하고 안쓰럽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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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스레 코 끝이 찡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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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남자들이 그렇게도 “자연인”만 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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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들이여…

남편한테 작고 아담한 남편만의 슈필라움을 만들어 줍시다 ^^


자주 웃고 잠 푹 자는 게 진짜 성공이라고 교수님은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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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걱정이 습관처럼 되어버려서 밤마다 불안해서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아무리 금은보화를 싸놓고 산다한들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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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걱정거리 가운데서 정말 진지하게 걱정해야 할 일은 고작 4퍼센트 밖에 안된단다. ​나머지 96퍼센트의 쓸데없는 걱정에서 자유로워져야 비로소 성공한 삶이라고 교수님은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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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어려서부터 잘 웃던 나는 웃는 것 하나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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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분에 말 안통하고 서로다른 문화권인미국에 이민가서도, ​말은 못하지만 웃는 얼굴 덕분에 크게 고생은 면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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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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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민 생활이라는 것이 결코 만만하지가 않아서 ​살아남기 위해 이 궁리 저궁리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불면증이라는 것이 찾아와서 ​꽤 오랜 시간을 잠을 못자고 고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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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늘 잠이 부족한 상태로 살다보니, 미국 생활이 행복할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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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라로 다시 돌아오고 나니, 여전히 미래에 대한 걱정은 남아있지만 ​그래도 맘이 편해서인지그 지독했던 불면증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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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먹은 것도 아니고 달리 병원을 다닌 것도 아닌데 ​그냥 맘이 편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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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원래부터 타고난 장기인 잘 웃는 것과 잘 자는 것까지 갖추었으니 ​나야말로 성공한 인생이다!




김정운 작가님을 괴롭힌 세명의 남자들이 계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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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하여, 유시민 / 혜민스님 / 이상순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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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명의 남자들보다 본인이 훨씬 더 잘생겼다는 이유로 모든 것이 다 용납이 되었었는데. ​막판에 이상순의 아내가 이효리라는 것에 게임오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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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리도 재치있고 유모감각이 뛰어나신지, 바카라을 읽거나 강의를 듣는 내내 전혀 지루함을 못 느끼게 하는 교수님만의 매력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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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에는 못느꼈었는데 요즈음 다시 강의로 만나게 되는 김정운 교수님은, ​갈수록 더 미남이 되신다. 진정한 매력남이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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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받으면 무조건 지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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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슬롯는 교수님처럼 “욱”하며 사소한 일에 목숨 거는 사람이 아주 많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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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일에 목숨걸다가 진짜 중요한 목숨 잃지 말고, ​분노를 달래고 가라앉혀서 심장 계통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하자.


작가님이 여수에서의 삶에서 가장 좋은 것을 꼽으라면, ​아침마다 삶은 계란을 아주 맛있게 먹는 그 즐거움 이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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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이라는 말에 ​과연 멋있는 교수님답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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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일 아침부터는 우리 집 양반한테 계란 후라이 대신 삶은 계란을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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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교수님처럼 바뀌려나…


바카라을 진짜 재미있고 정말 중요한 것만 끝까지 읽으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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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버리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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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엄띄엄 골라서 읽으라고, 목차도 있고 색인도 있는 것이라는데, ​왜 나는 아직도 옛날 옛적의 버릇이 남아있어서, ​무조건 바카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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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정신없이 바뀌는 세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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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만큼 바카라의 종류도 엄청나게 쏟아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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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세월에 다 읽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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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 읽는 “발췌독‘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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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든 무조건 읽고 또 읽자 !!




인생을 바꾸려면
공간부터 바꿔야 한다.
( 앙리 르페브르 )


언제부터인가 한국의 남편들의 공간이 사라졌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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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은 와이프 차지가 되고, 거실 소파가 어느새 남편 자리로 자리 잡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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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은 TV보는 게 전부인 거실을 없애서라도 남편의 공간을 만들어 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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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면 땅굴이라도 파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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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한국에 살 때만 해도 남편은 하느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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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남편의 자리를 빼앗아 갔는지 곰곰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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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여성들의 슬롯진출이 쉬워져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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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집 안에 남편의 공간은 있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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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대접 못 받는 남편 어디가서 대접 받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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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있어야 주체의식도 생기고 바카라임감도 생기는 것이라는 교수님의 말씀이 지당하고 또 지당하다.



빈 바카라장에 바카라을 채워가며
늙어갈 겁니다!
( 김정운 )


교수님이 최근에 하신 생각중에 가장 훌륭한 생각이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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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을 사서 바카라장에 꽂는 일을 본인이 가장 행복해한다는 사실을 ​“미역창고”의 바카라장공사를 하면서 깨달으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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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서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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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지어봤던 경험이 있어서 얼마나 힘든 일인가도 알고 있고, ​늘 시작과 끝의 비용이 엄청나게 변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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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너무 바닷가 가까이에 있다보니 ​행여 장마나 태풍에 무탈하셔야 할텐데라는 걱정도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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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 마지막 페이지에, 건물 내부 수조 밑바닥에서 물이 스멀스멸 배어 올라온다는 말씀에 ​괜스레 내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




언제 한 번 여수에 가면 진심으로 꼭 교수님댁을 방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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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멋진 인생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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