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 가능성을 닫는 순간

by보통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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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플랫폼에서 이 문장을 읽었어요.


"상식에 잡아먹히는 순간 가능성은 0이 된다. - 이나모리 가즈오"


처음 읽었을 때는 상식을 버리라는 말처럼 들렸어요. 상식이 뭐가 나쁘냐고 생각했어요. 기준이 없으면 일이 안 돌아가는데, 상식에 잡아먹힌다는 표현이 과하게 느껴졌거든요. 성공한 경영인이 멋있게 포장한 말이겠거니 하고 넘겼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문장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어요.


상식을 버리라는 게 아니라 상식이 생각의 경계가 되는 순간을 경계하라는 거였어요. 그 차이가 선명하게 느껴진 건 현장에서였어요.


일을 완료하는 게 목표인 사람이 있어요. 맡은 일을 기한 안에 끝내고, 결과를 보고하고, 다음 일을 받는 사이클이요. 이게 나쁜 게 아니에요. 바카라임감 있는 거예요. 저도 그렇게 일했던 시절이 있어요.


그런데 일의 완료와 일의 의미는 달라요. 왜 이 일을 하는지, 이 일이 누구에게 닿는지, 더 큰 흐름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라는 맥락을 놓치면 잘 완료한 일이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어요. 보고서를 잘 썼는데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 확인하지 않는 거예요. 기능을 잘 배포했는데 그게 누구에게 닿았는지 돌아보지 않는 거예요.


맥락 없이 완료만 목표로 하면 잘한 일이 쌓여도 방향이 없어요. 열심히 하는 사람이 상식의 경계 안에 갇힐 때 가장 아깝다는 생각을 해요. 팀원에게 자꾸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예요. 상식적으로 맞는 일을 상식적으로 잘 수행한 거예요. 그런데 상식밖에 있는 가능성은 그 순간 0이 되는 거예요.


또 안주하는 사람이 있어요. 수동적으로 주어진 것만 하는 사람이요. 이것도 틀린 게 아니에요. 시키는 일을 하는 건 기본이니까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그게 편하기도 해요. 저도 그 편안함을 모르는 게 아니에요.


그런데 그 상태가 길어지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요. 처음엔 편해요. 그런데 어느 순간 1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게 쌓이면 변화가 두려워지고, 변화가 두려워지면 더 안주하게 돼요. 그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가능성의 반경이 조금씩 좁아지는 거예요.


지금 상태가 상식이 되어 버리는 순간 더 나아질 가능성도 함께 닫혀요. 성장은 불편함 안에 있는데, 불편함을 피하는 게 상식이 되어 버리면 그 상식이 가능성을 닫아요. 주어진 것만 하는 게 당연해지는 순간, 질문이 사라져요.


두 사례 모두 공통점이 있어요.


잘못하고 있는 게 아니에요. 상식적으로는 다 맞아요. 하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쌓이면, 질문 자체를 안 하게 돼요. 완료했으니 됐다. 시킨 걸 했으니 됐다. 그 안에서는 잘한 거예요. 그 밖에서 무언가를 놓쳤다는 걸 모를 뿐이에요.


상식은 필요해요. 기준이 없으면 일이 안 돌아가요. 그런데 상식이 생각의 한계가 되는 순간이 문제예요. 저도 지금 어디선가 상식에 잡아먹히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 그래서 이 문장을 계속 곱씹어 보게 되는 것 같아요. 팀원들에게만이 아니라 저한테도요.


질문을 멈추는 순간, 가능성도 함께 멈추는 것 같아요.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어디서 출발했는지, 마지막으로 생각해 본 게 언제일까요? 1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달라졌는지, 마지막으로 돌아본 게 언제일까요?


나의 가능성을 스스로 닫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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