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한강,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전문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에서 발췌함)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는 구절을 곱씹어 생각해 보았다. 지금 내 앞에서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는 건 무엇일까. 난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걸까. 때 이른 저녁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시집의 첫 장을 여는 순간, '밥'에 관한 시를 읽으며 뭉클했다. '밥'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와 김이 피어오를 때의 따스함, 그걸 보면서 상념에 잠겼을 시인의 모습까지. http://aladin.kr/p/uA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