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 미국 예일 대학. 조직심리학자 시걸 바살은 여러 사람이 함께 과제를 푸는 방에 미리 훈련된 배우 한 명을 섞어 두었다.
배우는 어떤 방에서는 밝고 편안한 얼굴로 들어섰고, 어떤 방에서는 굳고 가라앉은 얼굴로 들어섰다.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방 안 공기가 달라져 있었다.
가라앉은 얼굴이 앉은 방에서는 사람들의 기분도 함께 내려앉았고 서로를 향한 말도 조금씩 거칠어졌다.
그녀는 그것을 파문 효과라 불렀다. 감정은 물결처럼 번져서 말하지 않아도 옆 사람에게 닿는다.
마음은 원래 번지는 것. 힘든 것은 내가 예민해서가 아니라 내가 사람이기 때문.
그 사람을 바꾸려 애쓰던 날들이 지나고 다른 것을 살피기 시작했다. 만나기 전의 나와 만나고 난 뒤의 나.
오늘은 그 사람을 이해하려는 마음 곁에 내 마음을 지키는 일도 나란히 놓아 본다. 번지는 물결 앞에서 내가 설 자리를 고르는 것도 나의 몫이라고 믿으면서.
은파랑
이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 전용 콘텐츠입니다.
작가의 명시적 동의 없이 저작물을 공유, 게재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