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정주영은
강가에 서 있었다.
강은 넓고 깊고 냉정했다.
마음은 이미 건너편에 가 있었지만
발은 모래에 박혀 움직이지 않았다.
가진 돈이 없었다.
그 이유 하나로
그는 하루 종일 머뭇거렸다.
해가 기울고
마지막 배가 떠날 무렵에야
그는 배에 올랐다.
그리고 모기만 한 목소리로
뱃사공에게 말했다.
돈이 없습니다.
돌아온 것은
따뜻한 이해가 아니라
싸늘한 뺨 한 대였다.
훗날 그는 말했다.
뺨 한 대 맞고 건널 줄 알았으면
아침 일찍 건너는 건데
한마디에
그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두려움은 잠깐이지만
건너지 못한 시간은 오래 남는다.
배짱은 무모함이 아니라
망설임을 밀어내는 용기였고
자신감은 실패를 무릅쓰고 내딛는
첫걸음이었다.
그 뒤로 그는
인생의 강 앞에 설 때마다
뺨 맞을 각오로 뛰어들었다.
그의 용기는 길이 되어
많은 사람 앞에 열렸다.
우리에게도 아직 건너지 못한 강이 있다
마음은 건너편에 가 있는데
발은 여전히 모래에 박혀 있는 날들
나는 그 시간을
신중함이라 불러왔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어깨에 진 망설임이라는 짐이었는지 모른다.
세상은 묻는다.
언제 건너겠느냐?
나는 대답하고 싶다.
조금 더 일찍, 조금 더 당당하게
오늘 첫걸음을 내딛겠다.
뺨 한 대쯤 맞더라도
건너간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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