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폭풍을 안고 태어난 여자

인생 IP 3호 《파란 폭풍》에 관한 기록

by유진

인생 IP 3호로 노경자 저자의 《파란 폭풍》을 세상에 내놓을 준비를 끝냈다.

그녀는 얼굴에 폭풍을 안고 태어났다. 그 폭풍은 그녀가 고른 것이 아니었다. 어린 그녀는 그것이 왜 자신에게 왔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사람들의 시선이 닿을 때마다 무슨 잘못을 저지른 사람처럼 작아졌다고 한다. 폭풍은 밖에서 불어오기도 했지만, 가장 오래 머문 곳은 늘 그녀의 안쪽이었다.


그 폭풍을 안고 자란 그녀는 20년 동안 2,000여 명의 아이들을 만났다. 대부분은 소년원이라는 닫힌 문 안에서였다. 세상은 그 아이들을 '촉법소년'이라 불렀다. 때로는 '괴물'이라고도 불렀다. 이름이 그렇게 붙고 나면 아이의 얼굴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남는 것은 저지른 일뿐이다. 그러나 그녀가 마주한 아이들은 저지른 일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아이들은 부모를 고를 수 없었다. 태어난 집도, 처음 맞은 폭력도 선택하지 않았다.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 아이는 스스로를 지키는 법을 거칠게 배운다. 주먹이 되고, 욕이 되고, 때로는 자신의 몸을 향한 칼날이 된다. 사람들은 그 거친 겉모습만 보고 아이를 판단했다. 그녀는 자해와 분노 뒤에 숨은 다른 말을 들었다.


"나, 살고 싶어요."


아이들은 그 말을 그렇게 하지 못해서 다른 방식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이를 고치려 하지 않았다. 대신 문제와 사람을 떼어놓는 일부터 했다. 아이는 문제 그 자체가 아니라, 문제를 만난 사람이다. 이 단순한 구분이 아이에게 닿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떤 아이는 몇 달이 지나서야 자기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말로는 도저히 꺼낼 수 없는 상처도 있었다. 그럴 때 그녀는 모래상자 앞에 앉았다. 아이가 모래 위에 작은 사물들을 놓는 동안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몸을 움직이는 뇌체조로 굳어 있던 감정을 깨우기도 했다. 말보다 먼저 몸이 마음을 열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곁에 있어 주는 일이었다. 아이들의 방황은 거칠었다. 믿어 보라고 해 놓고 약속을 깨뜨렸고, 다가가면 밀어냈다. 그 모든 것을 끝까지 견뎌내는 일, 그녀는 그것이 치유의 시작이라고 믿게 되었다. 폭풍 한가운데에서 도망가지 않는 어른 한 사람이 아이에게는 처음 겪는 안전한 세상이 되기도 했다.


폭풍은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도 아이들은 저마다의 폭풍을 안고 산다. 하지만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서 그녀는 보았다. 낙인을 벗고 자기 몫의 삶을 찾아가는 아이들을.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는 아이들을. 2,000여 명의 아이들과 20년을 보내며 그녀가 확인한 가장 큰 반전은 그 평범한 일상이었다. 그것은 기적이라 불러도 부족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늘도 아이들의 폭풍을 온전히 견뎌준다.

폭풍을 겪은 사람만이 다른 이의 폭풍 곁에 오래 머무를 수 있다. 발행인으로서 나는 이 바카라의 원고를 읽으며 그 문장을 오래 붙들고 있었다. 이 바카라이 인생 IP 3호가 되어야 했던 이유도 거기에 있다. 한 사람의 삶이 고스란히 다른 사람들의 삶을 일으킨 기록이기 때문이다. 《파란 폭풍》은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일에 출간된다. 낙인찍힌 아이들도 존엄한 존재라는 말을 이 바카라으로 먼저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