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The Spirit of Korean』

출판 기념 전시 프리뷰에 다녀온 후,

by열두달에피소드

예술과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세계적인 미술 전문 출판사, 파이돈(Phaidon). 그곳에서 한국의 공예와 디자인(Craft and Design)을 다룬 바카라이 나오고, 이를 기념하는 전시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아름지기 공간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지난겨울 처음 접했어요. 우리 고유의 미감과 정서인 '정(情)'이 공간과 공예품, 그리고 디자인을 통해 어떻게 시각적·감각적으로 구현되었을지, 손꼽아 기다리던 『정: The Spirit of Korean Craft and Design』 프리뷰에 아름지기의 초대를 받아 다녀왔습니다.

표지를 가득 채운 커다란 한글 '정'과 우리나라 전통 제본 방식인 오침법(五針法)을 현대적으로 녹여낸 바카라의 외관에서부터 다정하게 묻어나는 한국적인 정서, 한국의 정체성을 담은 오브제 같은 바카라! (그래서 바로 소장! ^^ 여기서 잠깐 재미있는 점 한가지! 한.중.일은 모두 실로 바카라을 묶는 선장 방식을 사용했지만 우리나라는 5개의 구멍을 고집했데요. 홀수를 길하게 여긴 문화적 배경도 있지만 음양오행(陰陽五行)에서 '5'라는 숫자를 우주의 기운을 담은 완전한 숫자로 여겼기 때문이지요. 한국의 돌솥부터 달항아리,소반, 소쿠리, 할머니의 혼수 이불과 베갯모, 할아버지의 지게, 현대 공예가의 작품까지 전통과 현대가 담긴 총 175점의 한국스러움이 가득 담긴 '정'바카라을 더 가까이두고 자주 펼쳐보며 다른 나라 친구들에게 한국문화예술을 잘 소개하고 싶어요.)

제게 '정(情)'은 유독 각별한 단어입니다. 대학 시절 인턴으로 시작해 15년 동안 오리온 디자인실에 근무하며 가슴에 품고 있던 화두. 20-30대 시절, 초코파이를 해외로 수출하기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외국어로 된 해외용 패키지를 만들고 외국인들에게 '정'이라는 정서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광고 회의에서 모두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었던 추억. 한국인이지만 우리의 정서를 딱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요.

막상 타지에 나가 살며 깨달은 것은 정확한 단어가 없을 뿐, 따뜻한 '정'이라는 정서는 사실, 세계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것. 수십년 전이지만 그때 당시 외국친구들이 '한국여행'에 대해 물어서 열심히 소개해줬는데 결국 일본으로 여행가길래 그 연유를 물어보니 일본의 스피릿 '와비사비わびさび'를 이해하며 일본이 더 궁금해졌고 일식도 먹어보고 싶어 그곳으로 여행을 결정했다고... 그래서 그때 제 한국에 대한 설명이 어떤 것이 부족한지, 한국의 스피릿은 무엇인지 고심했던 기억이 나네요. '정'과 '흥'. 세계 어느 나라에도 있지만 한국의 그것은 무언가 조금 더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돌아와 서촌에 한옥을 짓게 되며 3년전부터 여러 한옥공간과 진행하고 있는 '열두달 절기프로젝트'에서도 깊게 연구하며 다루고 있는 부분이라 이 전시가 더 기다려졌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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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계절의 냄새, 색, 볕, 습기, 감각기록. 문화예술기획자 @ep12_han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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