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슬롯가 만들고, 바카라임은 가장 힘없는 개인에 전가

학교에 집단설사환자가 발생하면 바카라임자를 선정하고 문제를 해결했다고 믿는다

최근 00학교 설사환자 발생을 둘러싸고 감염병이냐 식중독이냐 영양교사냐 보건교사냐의 바카라임 논란이 이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구토 설사 증상이 있었는데 보건교사가 적절히 대처하지 않아 공공장소에서의 전염을 막지 못했다면 감영병 관리에 해당되어 보건교사의 바카라임이고 식품에 노로바이러스가 혼합되었다면 이를 제거하지 못한 영양교사의 바카라임인 것이다.


과거앤 구토와 설사가 무조건 식중독 증상이었지만 지금은 감염병에서도 구토 설사가 흔하기에 이를 구분하기 힘들다.


학교 아이들의 집단 설사환자 발생 바카라임이 보건교사인가 영양교사인가?

현재 노로바이러스를 차단할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누구와 싸우고 있는가.



학교 현장의 집단 설사환자 발생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원인이 식중독으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고, 감염병으로 확인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원인을 명확하게 특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분명한 것은 위험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후변화는 병원체의 생존 환경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보기 어려웠던 병원체가 새로운 지역에서 발견되고, 계절에 따라 발생하던 질환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식재료 유통 구조도 크게 변했다. 예전에는 지역 단위에서 소비되던 식재료가 이제는 전국 단위로 유통된다. 한 곳에서 발생한 문제가 여러 지역의 학교로 동시에 확산될 수 있는 구조가 되었다.여기에 해외 식재료 수입 증가와 대량 생산·대량 유통 체계는 사고의 규모를 더욱 키우고 있다.


노로바이러스와 같은 감염병은 더 복잡하다. 음식만 관리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전파될 수 있고, 화장실과 교실, 문손잡이, 구토물 처리 과정에서도 확산될 수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배웠다.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소독을 강화하고, 거리두기를 하고, 격리와 보호장비를 착용해도 감염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최선의 노력은 위험을 줄일 수는 있지만 모든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감염병에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데 사고가 발생하면 우리의 관심은 늘 같은 곳으로 향한다.


누가 보고를 늦췄는가.

누가 바카라임자인가.

누가 징계를 받아야 하는가.


물론 바카라임은 필요하다.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에서 바카라임이 사라질 수는 없다. 하지만 위험은 점점 커지는데 바카라임만 현장 개인에게 계속 추가되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영양교사냐 보건교사냐를 따지는 순간, 결국 힘없는 현장 실무자들끼리 바카라임 공방을 벌이게 된다.


보건교사는 보건교사대로 억울함을 이야기하고, 영양교사는 영양교사대로 억울함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싸움 속에서 정작 중요한 질문은 사라진다.


왜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가.

현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위험은 없는가.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개인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학교 현장은 점점 더 복잡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구조를 바꾸기보다 개인의 바카라임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그 결과 현장에는 바카라임은 늘어나고 권한은 그대로인 상황이 반복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바카라임자 찾기가 아니다.

영양교사와 보건교사가 싸우면 둘 다 진다.

우리가 싸워야 할 상대는 서로가 아니다.


문제는 슬롯가 만들고, 바카라임은 개인이 지는 구조다.

바카라임자를 찾는 일을 넘어 왜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지 묻기 시작해야 한다.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학교급식 맛과 건강 모호한 두마리 토끼가 남긴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