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는개가 보이는 관심은 무엇일까. 이 여자를 좋아하게 되면 안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이 틀어져 버린다. 그동안 죽음으로 다가가는 훈련도, 받아들이는 것도, 받아들인 것도, 모든 것이 어긋나 버린다.
웅웅.
또다시 마동의 의식으로 사람들의 집단적 사고의 무의식의 울림이 들리기 시작했다. 마동은 조금 세차게 머리를 흔들었다. 세. 차. 게.
“제 말이 틀렸다는 말이에요?” 는개는 머리를 흔드는 마동을 깊이가 얕아진 눈으로 지긋이 쳐다보았다.
“아니야, 그런 게 아니라구. 이건 말이야! 두통이야! 두통.” 마동은 는개에게 손짓을 하며 당황스러움을 표시했다. 옆에서 걷던 마동은 앞으로 나아가서 는개를 바라보며 두통은 동반하는 행동이 여러 개 있으며 그것에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 수밖에 없는 행동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당황하니 당신도 조금 귀여운 구석이 있군요. 그래요, 사람은 여러 가지 감정을 가져야 해요.”
는개는 웃었다. 고른 치아가 예쁘게 세상에 드러났다. 그녀가 시선을 정면에 응시하고 나니 깊이의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진 눈 속은 중핵처럼 보였다. 중핵의 힘은 연약했지만, 끈기가 있어서 끊어지지 않아 보였다. 깊이가 없는 눈빛에서부터 깊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눈빛을 는개는 가지고 있었다. 마동은 는개의 눈에서 시선을 돌리지 못하고 있었다. 신비스럽기만 한 눈빛의 세계에 빠지면 분명 나오기 힘들 것이다. 지금도 좀처럼 시선을 돌리기 싫을 만큼 매혹적인 눈빛이었다.
“어디로 가죠? 당신이 정해 봐요. 당신 집 근처잖아요. 저 배가 고프다구요. 배가 고프면 사나워진단 말이에요.”
사람들은 낮 동안 태양에게 자신의 표정을 빼앗겨버려 태양이 사라진 후에도 빼앗긴 표정은 좀체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집 근처라고는 하지만 이곳에서 밥을 먹은 적이 없어. 보통 집에서 먹지. 근처에서 먹어본 적은 없는데…….”
“그래요? 그럼, 당신의 집에서 밥을 먹도록 하죠. 당신, 회 좋아해요? 제가 회를 만들어 드리죠. 수산물 시장으로 가요. 여기서 가까우니까.”
마동은 조금 놀란 모습이었다가 곧 흥미로운 얼굴로 바뀌었고 는개의 말대로 택시를 잡아타고 수산물 시장으로 향했다. 신호등을 고려하더라도 10분 정도 가면 수산물 시장이 나온다. 는개는 택시 기사에게 에어컨이 너무 세게 나온다고 말했고 택시 기사는 알았다며 한 단계 줄였다. 그녀는 아마 마동의 두통을 생각했을 것이다. 이 두통은 그런 범주의 두통이 아니야, 라며 마동은 는개의 무의식으로 자신의 의식을 텔레포트 해 보았지만, 는개의 의식에 닿지 못했다. 닿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도 마동은 생각을 는개에게 보내려고 시도해 보았다. 시도할수록 머리가 무겁고 짓눌리는 기분이었다. 포기하고 택시 뒷자리의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택시의 창밖으로 저 멀리서 마른번개가 내리치는 모습이 보였다. 번개의 존재를 인지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저렇게 큰 번개가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데도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하고 가던 길을 갈 뿐이다. 택시 안의 내비게이션 티브이에서 일기예보가 나왔지만, 마른번개에 대한 소식은 전혀 없었다.
웅웅.
사람들의 집단적인 웅성거림이 이명이 되어 잠시 들렸다가 마동이 집중하니 다시 가라앉았다. 컨트롤 제어가 완벽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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