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내 옷은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 재가 되어 사라진 것일까. 나는 암흑의 깊은 곳으로 떨어지는 동안 자아가 연소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곳은 정말 지옥이었을까. 나는 죽음을 경험하고 나온 것일까. 최원해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내가 경험한 죽음의 그곳으로 최원해가 간 것일까. 이 모든 게 전부 연결된 것일까. 는개는 이런 세계에 대해서 알고 있을까.
무엇 하나도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변이가 시작되고 끝없는 질문이 이어졌고 답은 흩어져 있었다. 화학 문제처럼 모른다고 아무 답이나 체크할 수도 없었다. 의사는 마동에게 피부는 빛에 직접적으로 닿지 않게 하라고 했다. 그래서 긴팔의 티셔츠를 입혔다.
사라 발렌샤 얀시엔도 긴팔의 긴 옷이었는데.
마동은 그녀를 생각했다. 하지만 얼굴은 기억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이렇게 뜨거운 태양이 하늘의 저쪽에 솟아올라 아스콘을 끈적끈적하게 만들어 버리는 열기를 뿜어내고 있음에도 마동은 덥다고 느끼지 못했다. 선글라스를 썼다. 그리고 거리를 나섰다. 평일의 이 시간에 나서는 것은 언제나 낯설다. 목적지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도착지가 불명확한 상태의 한낮에 돌아다니는 것이 어색하기만 했다. 학생들이 수업해야 할 시간에 몰래 빠져나와 학교 밖을 나서는 순간 흥분과 두려움을 동시에 지니는 것처럼 평일의 이 시간, 거리는 마동에게 낯선 풍경이었다.
사람들은 평일임에도 세계를 이끌어가는 것은 본인이 해야 할 일이 아니라며 거리는 인파로 가득했다. 겨울보다 사람들이 이 시간에 더 많아 보였다. 사람들은 더위에 인상을 쓰면서도 잘도 걸어 다니고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평일의 낮에 건물 속에서 꽁꽁 틀어박혀 에어컨에서 나오는 바람이나 맞으며 일만 한다면 낮에 장사하는 곳은 굶을 것이고 전력은 과포화를 넘어서서 공급과 수급이 들어맞지 않을 것이다. 국회에서 일하는 자들은 국민의 대리라는 타이틀을 달고 그것에 대해서 논의한다고 세금을 야금야금 먹어가기만 할 것이다.
세계는 마동이 모르는 사이에도 불공평하거나 공평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마동은 휴대전화로 누가 연락이 왔는지 생각해 보았다. 낚시할 때 물에 담긴 찌는 어느 정도 높이에 맞추는지 가늠해 보듯 마동은 생각했다. 낚시? 마동은 소피가 오면 소피를 졸라 낚시하는 곳으로 데리고 갈까 하고 생각하느라 걷던 길을 잠시 멈춰 섰다. 물론 소피는 빠듯한 스케줄 때문에 그러지 못하겠지. 언젠가 소피가 시간이 많이 난다면 낚시하러 같이 가야겠다고 마동은 생각했다. 그리고 곧 허황한 생각이라고 입꼬리를 살짝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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