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시리즈] 점심의 그림자

빛이 머무는 자리

bydodamgaon

한낮의 태양이 하늘 한가운데 떠 있었다.

공기는 투명했고, 세상은 환히 빛났다.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그림자가

길게, 또 짧게 움직이며 바닥 위를 스쳤다.


“그림자도 땀 흘리는 것 같아.”

한 아이가 웃으며 말했다.


옆에 있던 친구가 대답했다.

“그림자도 우리처럼 쉬고 싶을 때가 있겠지.”


둘은 나란히 그늘로 걸어 들어갔다.

태양 아래서 잠시 벗어나, 나무 아래 앉았다.


바람이 불었다.

나뭇잎이 흔들리며 햇빛을 조각냈다.


그 속에서 그림자들도 함께 흔들렸다.


아이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속삭였다.

“햇빛이 너무 강하면, 그림자가 도와주는 거구나.”


친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래서 낮에도 그늘이 필요한 거야.”


둘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태양은 여전히 뜨거웠지만,

그늘 속의 시간은 조금 느리고, 조금 더 부드러웠다.




※ 작가의 말

가장 밝은 시간에도, 쉼은 필요합니다.

그림자가 머무는 곳에서 우리는 다시 숨을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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