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쉬고 싶었을까
석촌 동쪽 호수엔
거위들이 있어요.
어릴 때 거위가 무서웠어요.
꼬맹이의 눈엔
몸이 어찌나 크게 보이던지,
목소리는 또 천둥소리 같아
이웃집 사립문 옆
거위가 무서워, 무서워~
멀리 돌아서 다녔어요.
미세먼지 가득한 날
물오리, 거위들을 구경하는
사람들의 말소리와 관심에
화났는지 포효하듯 소리치네요.
"우리 좀 그냥 두지."
"오늘은 조용히 쉬고 싶다."
사진 찍다 미안해서
멀리 물놀이하는 오리들에게로
시선을 보내고 말았어요 ~
*photo by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