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보통의 관계가 중요한 이유

by육아빠휴게실



별것 아닌 순간들이 관계가 된다



아내가 미용실에서 돌아온 날이었다.

머리를 어떻게 했는지보다 먼저 미용실 사장님 이야기를 꺼냈다.


“오늘도 아이들 잘 지내냐고 물어보더라.”

지난번에 들었던 아이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었고,

학교는 잘 다니는지, 요즘은 밥을 잘 먹는지까지 물었다고 했다.


아내는 그런 사람이 참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좋은 사람이라는 건 어쩌면 거창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나를 위해 큰일을 해주는 사람보다 지난번에 나눴던 이야기를 기억하고 다시 물어봐 주는 사람, 내가 힘들어 보일 때 이유를 캐묻기보다 “요즘 좀 괜찮아요?” 하고 조용히 묻는 사람이 아닐까.


그 말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괜찮아요?”라는 질문 뒤에는 대답할 시간을 주는 마음이 있다. 괜찮다고 하면 더 묻지 않고 지나갈 수도 있고, 괜찮지 않다고 하면 잠시 이야기를 들어줄 수도 있다.


무엇을 해결해 주겠다는 말이 아니라

지금 내 곁에 당신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말이다.


사업이 힘들었던 어느 시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내 얼굴을 한참 바라보더니

“요즘 일은 좀 어때요?” 하고 물었다.


나는 평소처럼 “뭐, 그냥 그렇죠”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 사람은 더 묻지 않고 “힘들면 밥 한번 먹읍시다”라고 했다.


그날 헤어진 뒤 이상하게 그 말이 오래 남았다.


어쩌면 관계는 그런 순간에 만들어지는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해결해 주어서가 아니라

상대의 하루를 잠시 들여다봐 주는 순간에 만들어진다. 아이를 기다리며 나눈 짧은 대화도 그랬고, 현장에서 일을 하며 건넨 한마디도 그랬다.

길에서 마주친 사람과 나눈 짧은 인사도 그랬다.

그때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순간들이 시간이 지나 관계가 되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만난 사람들도 떠오른다.

아이의 작은 변화를 알아봐 주던 선생님이 있었고,

아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던 부모가 있었다.

아이의 속도가 조금 느려도 기다려보라고 말해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 말들이 특별한 해결바카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부모에게는 그런 말 한마디가 하루를 견디게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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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며 배움을 만났습니다. 함께 흔들리고, 함께 자라며, 아빠의 마음을 기록합니다. 이제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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