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신혼초 시댁에 갔다가 반찬을 챙겨주시던 어머님께서 물으셨어요. 제 입맛을 솔직히 말하자면 깔끔담백한 참치김치찌개가 단연 최고지만 답을 잘 못 했다간 입맛 까다로운 며느리로 낙인 찍힐까봐 걱정이 됐죠. 그래서 "저는 가리는 게 없어서..."라고 조심스레 말을 얼버무리려는 찰라 마침 가스레인지 위에서 끓고 있는 참치김치찌개를 발견했습니다.
와! 김치찌개 위에 몽골몽골 떠있는 참치살과 매콤한 참치기름 냄새! 참 다행이었던 게 저도 텁텁하고 누린내 나는 돼지고기 보단 참치나 두부 넣은 김치찌개를 좋아하거든요. 어머님께선 김치찌개를 한가득 담아주시며 "너희 남편은 참치 들어간 김치찌개 좋아한다."라고 귀뜸하듯 말씀하셨어요.
그리곤 "이 집에서 돼지김치찌개 좋아하는 사람은 내 남편밖에 없다."라며 거실에 누워계시는 아버님을 멀찌감치 째려보셨어요. 내 인생에 돼지김치찌개를 먹어 본게 언제던가? 아마 회식을 제외하고는 거의 먹어본 일이 없을 거에요. 정말 다행인건 어머님 입맛과 저의 입맛이 거의 같다고 할 정도로 잘 맞아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처음 어머님 반찬을 맛 봤을 때 저희 엄마 반찬을 먹는 것 같아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와! 맛있는데? 김치찌개에 뭐 넣었냐?" 이제는 제가 정성껏 끓인 참치김치찌개를 갖다드리면 아버님께선 군말 없이 한 그릇 뚝딱 헤치우세요. 돼지보다는 참치, 설탕 대신 양배추, 당근 가득 넣은 맛있는 김치찌개 드시고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만드는 법
1
묵은지는 양념을 한번 씻어낸 뒤 물기를 꼭 짜냅니다. 그런다음 먹기 좋게 송송 썰어 주세요.
2
당근은 반달모양으로 얇게 썰어주고 양배추는 0.5cm 너비로 채썰어 준비합니다.
3
냄비에 들기름을 두른 뒤 당근을 달달 볶아주세요.
4
양배추를 넣고 살짝 투명해질 때까지 볶은 다음 묵은지를 넣고 잘 볶아주세요.
5
고춧가루를 넣고 재료에 잘 밸 때까지 볶아주세요.
6
물을 넣고 10분 이상 푹 끓여주세요.
7
마지막으로 멸치액젓으로 간을 하고 기름 뺀 참치를 넣어줍니다.
(참치기름은 꽉 짜내지 마시고 흐르는 것만 제거해주세요.)
파를 송송 썰어 올리면 맛있는 참치김치찌개
완성!
상차림
하트계란말이, 양배추찜, 간단한 밑반찬과 함께 올렸습니다.
마지막에 매콤한 청홍고추 한 개씩 넣으면 칼칼한 맛이 더 진해져요. 참치기름에는 돼지기름보다 몸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과 DHA, EPA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뇌 기능 활성, 심혈관 질환 예방에 좋습니다.
보통 김치찌개는 1.1% 이상의 고염 음식이지만 묵은지 양념을 털어내고 양배추, 당근을 풍성하게 넣어 보통 염도로 낮췄어요. 멸치액젓으로 살짝 간을 해서 맛도 전혀 심심하지 않아요.
짠 국물도 후릅후릅 원샷할 것처럼 드시는 아버님. 돼지고기 말고 참치 들어간 김치찌개 드시고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