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색은 꽤 뚜렷할 것이라 생각했다. 조금만 헤매다 보면 금방 나만의 색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 생각은 조금 성급했던 것 같다.
좋은 어른이란 무엇일까.
멋진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멋져 보이는 사람을 따라 해보기도 하고, 좋아 보이는 어른의 모습을 닮아보려고 하기도 한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마음이 든다.
누군가의 말과 태도를 바라보고, 그 사람의 삶을 동경하고, 나에게도 어울릴 것 같으면 한 번 입어본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알게 된다.
‘아, 이 옷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구나.’
그렇게 하나씩 벗겨내고, 또 다른 것을 입어보고, 그러다 다시 벗어내면서 조금씩 나에게 어울리는 것들을 알아가는 것 같다.
나는 여전히 나의 색을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아직 찾지 못했다’는 사실이 꼭 부족한 것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여러 색을 만나고 있고, 여러 사람을 바라보고 있고, 그들의 좋은 점을 내 삶에 조금씩 들여보고 있으니까. 그래서인지 자기만의 개성이 뚜렷한 사람을 만나면
마치 다른 세상에 잠시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저 사람에게는 저 사람만의 색이 있구나.
저 사람만의 결이 있구나.
그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묻게 된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다만 기왕 누군가의 영향을 받고,
무언가를 흡수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좋은 사람들 곁에 머물고 싶다. 사람에게는 향기가 있는 것 같으니까.
곁에 오래 머물다 보면 어느새 그 사람의 말투를 닮기도 하고, 생각을 닮기도 하고,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기도 한다. 향기는 옮아가는 것이니까.
그렇게 좋은 향기들이 내 안에 조금씩 스며들고, 서로 섞이고, 또 섞이다 보면또 섞이다 보면 언젠가는 그것들이 단순히 누군가의 향기가 아니라 나만의 새로운 향기가 되어 있지 않을까.
어쩌면 나의 색을 찾는다는 건 처음부터 온전히 나만의 색을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라, 수많은 색을 만나고 입어보고 때로는 벗어내면서 조금씩 ‘이것은 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을 발견해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아직 헤매고 있어도 괜찮다.
나는 여전히 나를 찾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