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눈물 젖은 수건

반짝이는 순간


나는 겁쟁이다.

살면서 가장 힘든 건

용기를 내는 일이었다.


이별에 대한 공포

죽음에 대한 공포

고립에 대한 공포

재난에 대한 공포

불확실함에 대한 공포..


순간순간

얼마나 무섭고

겁이 나던지


얼마나 그 모든 걸

다 집어던지고

줄행랑을 치고 싶던지


짜내고 또 짜내어

더 이상 짜지지도 않는 마른 수건처럼

아무리 해도 용기가 나지 않을 때


글을 썼다.


내가 얼마나 겁이 나는지

왜 겁이 나는지

무엇 때문에 나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쓰고 나면 슬퍼졌다.


나는 어쩌면 이렇게도

약하고 불완전한지

확인하고 나면

너무 슬퍼서 마른 수건이

눈물 젖은 수건이 되었다.


눈물 젖은 수건을 짜내면

그게 용기가 되었다.


난 언제나 겁쟁이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겁쟁이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