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기억의 냄새

반짝이는 순간



봄으로 걸어가는 계절에는
꽃 피어나는 향내가

여름으로 걸어가는 계절에는
풀 익어가는 풋내가

가을로 걸어가는 계절에는
풀 마르는 탄내가

겨울로 걸어가는 계절에는
코 아프게 하는 찬내가

내 희로애락에 함께한
모든 냄새

마음이 깊게 베인 날
마른 흙바닥 비에 젖어 나던
그 냄새

마음이 깊게 기쁜 날
이슬 맞은 풀에서 나던
그 냄새

모든 냄새에 깃든 기억
기억을 놓지 못해 아프고
기억을 붙잡고 있기에 살아내는
우리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