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끔찍한 날 반짝이는 순간 끔찍한 날이 있다. 너무나 끔찍해서 무력해져버리고 마는 날. 나 자신이 무력하거나 무용하고, 깊이깊이 추락하는 날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는 볼 수 없음을 알게 된 날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지고 모든 게 불타버려서 재만 남은 날 아주아주 먼 곳으로 밀려만 가는 날 그런 끔찍한 날에 당신 곁에 있었으면 그런 고독한 날에 내 글이 당신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