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짤끼고

어버이날에

by코리디언

여기 시간으로 밤 9시.

한국은 5월 8일 오전 10시, 어버이날이다.


오늘도 엄마는 베란다 창문 너머를 오래 바라보며 천천히 서성이고 계실 것 같았다.

구순의 엄마를 생각하며 전화를 드렸다.


엄마 곁을 떠나 이국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아온 지도 어느덧 24년.

엄마 생신, 명절, 어버이날…

그때마다 전화 한 통으로 엄마의 외로움과 그리움을 대신해야 하는 마음이 늘 죄스럽다.


“엄마, 미안해.

같이 저녁도 먹고 카네이션도 달아드려야 하는데 전화만 해서…”

엄마는 잠시 웃으시더니 말씀하셨다.


“괘안타.

우짤끼고?

기억하고 전화해 주는 것만으로도 내는 고맙데이.”


엄마의 “우짤끼고.”


그 한마디가 오래 마음에 남는다.


멀리 살아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딸의 미안함을 오히려 감싸주시는 마음.

딸과 손주들을 그리워하면서도 애써 담담하려는 마음.

그리고 어쩌면, 긴 세월 혼자 견뎌온 외로움까지 녹아 있는 말일 것이다.


엄마는 그 한마디로

당신 앞에 놓인 노년의 시간을 불평하기보다 조용히 받아들이시는 것 같았다.


당분간 엄마의 “우짤끼고”는 쉽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


다음 어버이날에는 꼭 엄마 곁에 있고 싶다.

내 손으로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치아는 다 빠지셨지만 엄마가 드시기 편한 따뜻한 음식도 해드리고 싶다.


엄마, 고마워요.

당신이 견뎌낸 그리움과 외로움의 시간 덕분에

우리는 이곳에서 잘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화면 캡처 2026-05-08 110602.jpg

#엄마#감사#어버이날#사랑#카네이션#그리움#외로움#어머니#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아노미( Anomie)를 앓고 있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