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의 프롤로그
처음부터 좋아했던 건 아니다
마음속 꿈틀대는 말을
길게 풀어놓지 못해
고심하여 고른 몇 개의 단어로
엮어낸 나의 짧은 말들
그것은 찰나였고 그럼에도 깊었고
말하기 어려운 나의 말이었다
꺼내놓고 나면 가벼워져서
내게 시를 쓴다는 건 무겁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
세상 저명한 작가님들조차
시는 어렵다 내가 쓸 영역이 아니다
손사래를 치신다
나는 이내 부끄러워진다
그 무게조차 알지 못하고 마냥 덤볐던가
시에는 분명 무게가 있을지도
쓰고 나면 가벼워지는 걸 보니
하지만 시인의 무게는 어떨까
시가 짧아서 좋은데
여백의 공간이 좋은데
이런 마음으로 시인이 되어도 되는 걸까
열매를 떨구어 가벼워지는 가지처럼
시를 흘려보내면 가벼워지는
시를 만나면 새삼 숨 쉬어지는
그렇게 계속 써봐도 좋을까
띄엄띄엄 놓아둔 저의 말들 앞에
떠오르는 생각을 편하게 놓아주세요.
몇 개의 단어여도 좋습니다.
여백으로 채워지는 것을 함께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시인 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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