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남는 사람이 선명해지는
느낌이 드는 요즘이다.
매일 연락하지 않아도
편안한 사람이 있고
오랜만에 보아도 어제 만난
것처럼 반가운 사람이 있다.
내가 잘 되었을 때보다 힘들 때
조용히 곁을 내어 주는 사람.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넌 참 괜찮은 사람이야"
그런 말을 듣고 싶었나 보다.
이제는 안다.
나이가 드니 저절로 알게 되었다.
나 자신을 위해 모두에게
좋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주변에 내 마음을 귀하게 여겨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따뜻한 마음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말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좁았던 생각의 깊이가 점점
넓어지는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어쩌면 사람을 잃어가는 것이
아니라, 내 곁에 둘 사람을 알아가는
중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앞으로는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을 오래
붙잡지 않을 것이다.
억지로 이어가야 할 인연이라면
다 부질없을 테니.. 차라리 그
에너지로 곁에 남아 준 사람들에게
한번 더 안부를 물어 봐 주고
고맙다는 인사를 아끼지 않으리라
살아보니
인연의 깊이는 함께한 시간보다
서로의 마음을 얼마나 많이 오래
들여다보고 지켜 주었느냐에
정답이 있었던 것 같다.
반백살이 된다는 건
남는 사람들이 더 선명해지는
나이로 한 발자국 더 들어왔다는
사실이었다.
이젠 좋은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다.
나의 따뜻한 마음을 건네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