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지코에서 가을을

서장

by추설

"정말... 이렇게 할까요?"

"네, 그렇게 해주세요."

"그럼 이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인을 완료하자 담당자가 조심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외람된 말씀이지만, 어떤 사이셨나요? 그분, 워낙 독특하셨잖아요. 혼자 있는 걸 좋아하신다고 절대 얼굴을 보이지 않아서 저희가 곤란했던 기억이 있어서요"

시선을 피했다.

"그냥, 친한 사람이었어요... 아니 친한 친구..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말을 마지막으로 조용히 자리를 빠져나왔다.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지.

잘 모르겠다.

초저녁 바람이 적당히 서늘했다. 집에 들어가기엔 아쉬운 날씨.

친구를 만나기엔 지쳤고, 피곤한 얼굴로 누군가를 마주하긴 싫었다.

집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을 샀다.

공원 벤치에 앉아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와 보낸 시간들이 또 떠올랐다.

잊고 싶어도 잊을 수가 없는 사람.